'2023 새만금 잼버리' 폐영식을 겸한 K-팝 슈퍼 라이브를 축구 경기장에서 개최하겠다고 한 정부의 결정과 관련해 프로 구단과 경기장, 축구 팬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잔디 훼손, 경기 일정 연기 등으로 발생할 물리·금전적 손해 때문이다.
지난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 구역에서 한 스카우트 대원이 태극부채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하 뉴스1
오센, 스포티비뉴스 등 스포츠 전문 매체는 9일 이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 새만금 잼버리' 폐영식을 겸한 K-팝 공연을 오는 11일 오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당초 새만금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폭염과 시설 미비로 갑작스럽게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변경됐고, 지난 8일 다시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인해 프로 축구 경기 일정에 혼란이 생겼다는 것이다.
전북 현대는 9일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전을 치른 뒤 오는 12일에 수원 삼성과 K리그1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로 갑자기 안방을 내주게 되자 지난 6일 홈 2연전 일정 변경을 팬들에게 공지하며 환불을 진행해야만 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작업자들이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 행사 중 하나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다 하루 뒤인 7일 태풍 '카눈'의 상륙을 이유로 개최지가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전북은 홈구장을 다시 쓸 수 있게 됐지만, 환불 문제 등으로 9일 인천과의 FA컵 4강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단, 오는 12일 전북과 수원 삼성의 K리그 매치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피해는 상암월드컵경기장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콘서트 행사이기 때문에 잔디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은 2021년 잔디 식재층 모래를 전면 교체, 배수 성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30일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경기 전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빠른 배수와 안정적인 회복으로 해외 구단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정부와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졸속 행정에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된 축구 팬들은 "올림픽 경기장은 뒀다 뭐 할 거냐" "이 정도면 잼버리 폭탄 돌려막기 수준이네"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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