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체 성지’ 뜨는 새만금…LG·SK·LS 등 국내기업 집결

전라북도 군산시에 있는 새만금국가산업단지(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SK온, LS, 포스코 등 국내기업들이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투자에 잰걸음을 놓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구체 생산기지로 새만금을 선택하면서 새만금이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핵심거점으로 급부상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구체 생산을 선언한 기업들은 LG화학, SK온, 에코프로머티리얼즈, LS그룹,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이다.

전구체 내재화에 나선 기업들이 새만금에 둥지를 트는 이유로는 다양한 지원정책과 인프라, 투자환경 등이 꼽힌다. 새만금개발청의 지원정책과 넓은 부지, 교통 인프라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이점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새만금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국가 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도 포함돼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그중 LG화학과 SK온,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기업과 손을 잡고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는다. LG화학은 코발트 정련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2028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착공에 들얼가 2026년까지 1차로 5만톤의 양산 체제를 구축한 뒤, 향후 2차로 5만톤을 증설해 연산 10만톤 규모에 달하는 전구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100만여 대(500km 주행 가능한 75kWh 용량 기준)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SK온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 전구체 업체 거린메이(GEM)와 손잡고 최대 1조2100억원을 들여 새만금 국가산단에 연산 5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지난 6월 중국 전구체 업체 CNGR과 이차전지용 니켈 및 전구체 생산에 협력하는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 다만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두 공장은 모두 포스코의 주요 사업장이 있는 포항에 건설된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양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로,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섞은 화합물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구체 중국 의존도는 97.5%에 달해 공급망 확보·내재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가공·생산한 배터리용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 이에 미국과 FTA를 맺은 우리나라는 중국의 전구체 생산 역량을 십분 활용해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 확보에 힘쓰고, 중국기업은 북미 진출 우회로를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국내기업과 합작을 통해 전구체 ‘국산화’를 선언한 기업도 있다. LS는 지난 2일 양극재 회사 엘앤에프와 설립한 합작사를 앞세워 1조8400억원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역시 새만금에 지어지는 전구체 공장은 연내 착공해 오는 2025~2026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2029년까지 전구체 12만톤 생산을 목표로 한다.

도수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