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희철 기자 = 검찰이 두 번의 시도 끝에 대장동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고비를 넘긴 검찰은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다. 관련자 진술로 구성된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같은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오후 11시20분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수재 등)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 전 특검은 2014~2015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백 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약속받고 실제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19∼2021년 딸을 통해 약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2차 영장심사에서 박 전 특검의 '증거인멸' 우려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특검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이른바 '5억원 약정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 약정서를 측근들에게 넘겼다는 취지다.
딸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대여금 11억원을 박 전 특검이 수수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검찰 주장도 일부 소명이 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1억원에 대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다"는 취지의 박 전 특검 딸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의 시도 끝에 박 전 특검을 구속하는 데 성공하면서 일부에서 제기되는 '봐주기 수사'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들 전망이다.
다만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적지 않다.
일각에선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박 전 특검 사이의 '200억 약정' 등 핵심 혐의에 대해 관련자 진술에만 기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전 특검이 자신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는 만큼 검찰로선 치밀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박 전 특검이 법리에 밝은 고위 전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소 후 치열한 법정 공방도 대비해야 한다. 박 전 특검과 딸을 경제적 공동체로 볼 수 있는지, 특검을 공무원 신분으로 보고 청탁금지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은 최장 20일까지 피의자를 구속해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이 기간 박 전 특검을 수시로 불러 고강도 조사를 벌인 후 구속 만료 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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