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애 등록금으로 먹고살잖아”…대학까지 따라온 극성 학부모, 악성 민원→폭언에 모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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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애 등록금으로 먹고살잖아”…대학까지 따라온 극성 학부모, 악성 민원→폭언에 모두 경악

살구뉴스 2023-08-02 12:23: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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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사를 향한 일부 '극성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 교직원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내가 낸 등록금으로 먹고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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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일 경기도 소재 한 4년제 사립대에 근무 중인 교직원 A씨는 학기 초 수강 신청 기간마다 들어오는 '단골' 민원 사례를 털어놨습니다.

A씨는 "올해 초 새 학기가 시작됐을 때도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수강 신청에 실패한 자녀를 수업에 넣어달라고 요청하시는 학부모들이 있었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당연히 교직원이 특정 학생의 편의를 봐줄 수는 없어 학부모에게 이런 점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는데, 특히 업무가 몰리는 새 학기에 이런 민원 응대는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라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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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 데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교직원에게 연락해 폭언을 쏟아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같은 대학에서 근무 중인 동료 교직원은 수강 신청 관련 민원을 거절하자 학부모로부터 '당신들은 내가 낸 등록금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무조건 애를 수업에 넣어 달라'는 폭언을 들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유치원, 초·중·고교보다 정도는 덜하겠지만 많은 대학 교직원들도 최근 제기되는 '학부모 갑질' 논란이 정말 남 일 같지 않다고 얘기하고는 한다"라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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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민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부모가 재학생 대신 휴학, 전과 등 학적 변동과 관련한 문의를 해 업무에 혼선을 주는 일도 빈번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4년제 사립대학교에서 근무 중인 20대 교직원 B씨는 "학부모가 직접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자녀가 군 휴학을 해야 하는데 절차를 알려달라', '전과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 등 질문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B씨는 "아무리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개인정보가 담긴 내용을 말해주기 어려워 난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학부모 ‘악성 민원’, 왜 늘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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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교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학부모 민원에 따른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아이가 과제를 늦게 제출했는데, 많이 힘들어하고 있으니 학점 불이익을 주지 말아 달라", "아이가 성적을 알려주지 않는데 대신 조회해보고 싶다" 등 학사 전반에 걸쳐 갖가지 문의와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교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학사팀처럼 민원 업무가 많은 부서에서 일하는 교직원이라면 상당수가 요즘 가장 스트레스 받는 업무로 '학부모 응대'를 꼽을 것"이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성년 자녀를 향한 지나친 간섭과 의존을 끊지 못한 학부모가 자녀가 성인이 된 뒤에도 관성적으로 같은 행동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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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사교육, 입시제도 등에 대한 부모의 정보력과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라고 말문을 틔웠습니다.

이동귀 교수는 "여기에다가 저출생 현상으로 자녀 개개인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도 과거보다 더 커지면서 악성 민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오랜 기간 이런 생활 패턴을 유지해온 이들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직장인이 된 뒤에도 비슷한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민원을 받는 근로자 개개인이 '감정 노동'으로 악성 민원을 해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크루트 인크루트

이동귀 교수는 "각 기관, 나아가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지속해서 재점검해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는 적절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부모는 자녀가 성장할수록 서로의 자아를 서서히 분리해 나가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면 이 과정을 제대로 밟지 못해 성인이 된 뒤에도 악성 민원을 넣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짚은 곽금주 교수는 "자녀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부모가 의식적으로 주의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라고 첨언했습니다.

 

공개된 상담 내역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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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 새내기 초등교사였던 1998년생 C씨는 2023년 7월 18일 서이초등학교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C씨는 사망 직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학교 측에 여러 차례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23년 7월 28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C씨는 2022년 5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10차례 학교에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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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C씨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린 상황, C씨는 2022년 2건, 2023년 8건 등 상담을 신청했으며, 2023년 7월에는 3차례나 상담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 중 두 차례는 2023년 7월 12일 학생 두 명이 실갱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사건으로, 당시 C씨는 이 사건을 학교에 보고한 뒤 두 학생 측 부모님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중재에 나섰습니다.

이 사건 이후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한 C씨는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 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라고 밝혔고, 학교 측은 C씨에게 "전화번호를 얼른 바꿔라"라는 조언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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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상담 역시 C씨가 학부모의 민원에 대한 고충을 호소하는 내용, 상담 기록에 따르면 C씨는 "학생과 학부모가 자꾸 선생님 잘못이라고 한다고 한다"라며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C씨는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자꾸 들으니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스라이팅으로 느껴진다"라고 털어놨고, 학교 측은 "C씨 잘못이 아니다. 학생의 상담 치료가 절실하다"라고 답했습니다.

2023년 6월에도 C씨는 또 다른 학생과 관련해 "학생이 이제는 학급에서 '금쪽이'가 됐고, 상담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학부모에게 연락했는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말하기 힘들었다"라고 고충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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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이 입수한 '2023학년도 1학기 서이초 학부모 민원 내역'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C씨가 속한 서이초등학교 교무실에 공식 접수된 민원은 11건으로 집계됐으며 민원 내용이 다양한 가운데, 학부모들 간에는 상반되는 내용의 민원이 제기되기도 해 학교 측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입수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월 한 학부모는 "하교 시간 학교 앞 도로가 복잡함에도 솜사탕 파는 상인이 있어 학생 통행이 위험하다"라고 신고했습니다.

이후 교감과 보안관은 학생들의 하교 때 교문 통행 지도를 시행했으나 8일 뒤 또 다른 학부모는 "보안관이 후문 앞 도로의 차량을 과도하게 통제하고 있다"라는 취지로 교육청에 신고한 뒤 학교에 통보, 여기에 더해 이 학부모는 차량을 통제하는 보안관에게 욕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 MBC

민원에는 담임 교사의 지도 방식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내용도 포함, 자료에는 "한 학부모가 학교 측에 담임 교사의 생활지도와 교과지도, 수행평가에 대한 3가지 문제점을 말했다"라고 적혔습니다.

이후 교감이 해당 담임 교사와 면담을 하면서 시정을 약속받았으나 나흘 뒤에는 같은 학부모가 이 교사를 향해 "6가지 문제점이 있다"라며 문제점의 개수를 더 늘려 거듭 지적, 이에 교감은 또 다시 담임 교사를 면담해야 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가 속속들이 나타나자 "서이초등학교에서 제공한 C씨의 상담 내역 등을 보면 C씨가 숨지기 전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느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라는 해석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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