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흰 칼럼] 현재는 과거의 미래 – 게임사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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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흰 칼럼] 현재는 과거의 미래 – 게임사회①

문화매거진 2023-08-01 10:03:22 신고

▲ 전시 전경 / 사진: 송흰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송흰 제공


[문화매거진=송흰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흥미를 끄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게임사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사회의 일정 부분과 전체를 정의할 수 있는 납득 가는 네이밍이다. 게임이 등장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즐겨하지 않는 이조차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우리의 삶에 게임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 본질의 산물이란 점 또한 우리는 납득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본래 내기를 좋아한다. 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수용할 수 있는 리스크, 단발적 성취감, 단말의 보상. 나아가 현실에서는 마주할 수 없는 (설계된) 초자연적 경험까지. 게임은 욕망과 충족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현실의 것을 가상으로, 가상의 것을 현실로 무한 교환 중이다. 

개인적으로 영상, 텍스트 매체와 구별되는 게임의 특이점은 몰입도라 생각한다. 게임 속 부여된 주체성과 자유도는 그 어느 매체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주어진 목표와 도달점, 과정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는 게임이라는 매체 안으로 끊임없이 파고든다. 

깊어질수록 자아는 캐릭터에 녹아들고, 가상 인물의 희로애락을 타인이 아닌 자신의 감정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스토리텔링과 몰입의 경험에서 나오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플레이어는 짜인 각본을 벗어나 탈화하기까지 한다.

본 전시는 또한 이와 같은 게임의 몰입도와 현실사화외의 상호작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의 가상현실화, 가상공간의 사실성이 일상이 된 배경을 살피며, 게임이 공유 및 전달하고 있는 경험에 대한 질문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하고 있다. 위험하고 매력적인 매체를 전시의 주제로 다루기에 경고와 이면, 한계에 대한 고찰을 빼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전시는 이러한 메시지를 관객들이 스스로 찾고 읽어나가는 미션을 참여와 공동체 경험의 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다수의 공감과 흥미를 야기하는 주제를 게임답게 영민한 방향으로 풀어낸 전시라 볼 수 있겠다. 

▲ 전시 전경 / 사진: 송흰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송흰 제공


직접 방문한 전시장에는 네온 그린이 가득했다. 표지와 가시성을 떠올리게 하는 초록과 블랙으로 채워진 전시 공간 속 관람객들은 게임 속 플레이어들처럼 비춰졌다. 저마다의 동선과 저마다의 감상이 난무했다. 게임 튜토리얼의 과정은 전시 해체와 다름없고, 정해진 동선과 출입구, 축적된 경험을 중시하는 게임의 문법이 예술 감상 방법과 유사하다는 서문에 들어맞는 광경이었다. 게임을 하는 것과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이 비슷한 맥락이었다. 

4전시실 입구에는 반가운 작가, 하룬 파로키의 작품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비디오 게임의 미술사적, 예술적 위치와 맥락에 대한 철학적 사유 및 논의를 촉발한 작가로 그의 작업은 본 전시의 시발점에 적합하게 보였다. 하룬 파로키는 디지털 기술과 게임 속 개인의 이미지가 재현되고 서사를 이루는 과정을 살피고, 경험의 한계에 대해 질문한다. 

이전 칼럼 ‘현재는 과거의 미래-메타버스’에서 다루었던 주제이기도 한 ‘가상 공간 속 괴리감과 개인 현상의 실마리에 대한 고찰’을 다시 한 번 마주할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와 닿는 전시의 서막이기도 했다. 연극 무대와 같은 폴리곤 배경과 소품들 속에서 경계와 사물의 속성을 탐구하는 일은 게임과 실존의 긴밀한 연결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그의 작품을 시작으로, 게임과 현실 상호 매개적 존재가 된 우리는 게임과 전시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간을 탐구한다. 하지만 관람객들은 현실과 가상 경계 속에서 조정자로서의 자아를 인지하고 있기에 간혹 찾아오는 현실적 감상과 의문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라는 작가의 질문을 되새기며, 관람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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