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가상자산합수단) 출범에 로펌업계가 발 빠르게 관련 팀을 신설하거나 보강하고 나섰다. 검찰의 가상자산 수사 속도가 빨라질 것을 대비해서다. 로펌들은 합수단장이나 금융감독원 출신 등 가상자산과 금융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해 수사 대응 준비 태세에 착수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6일 설치된 가상자산합수단(단장 이정렬)에 가상자산 사기 사건 3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델리오‧하루인베스트 경영진 사기 의혹 △피카프로젝트 경영진 사기 의혹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 경영진 사기 의혹 등이다. 합수단은 부실 코인과 이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상장폐지 코인을 선별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화우는 지난 17일 가상자산합수단 출범에 맞춰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사대응 TF를 출범시켰다. TF 단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출신 김영기 변호사(53‧30기)다. 검찰 재직 시절 신라젠 주가조작 의혹 수사 등을 이끈 이력이 있다. 지평도 최근 관련 TF를 발족하고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출신 박승대 변호사(53‧30기)를 팀장으로 전진배치했다.
율촌도 약 20명 규모의 가상자산 수사대응TF를 발족했다. 금융위원회 파견 경험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 출신 김수현 변호사(53‧30)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장 등을 역임한 김락현 변호사(48‧33기)를 내세웠다.
광장과 세종, 태평양은 기존에 있던 가상자산 수사대응팀을 강화 개편했다. 광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출신 박광배 변호사(57‧29기)를, 세종은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출신 이정환 변호사(52‧29기), 태평양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박종백 변호사(62‧18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강소로펌 중에서는 초대 합수단장 출신 문찬석 변호사(62‧24기)가 대표로 있는 법률사무소 선능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문 변호사는 최근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의 배후에 있다고 지목된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회장 측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서울고검장 출신 김후곤 변호사(57·25기)가 대표로 있는 로백스도 블록체인 전문가가 포진해 활약이 예상된다.
가상자산 사건의 경우 금감원 조사‧제재에서부터 검찰‧법원 단계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증권, 조세 및 회계부정 관련 범죄 수사 분야에도 두루 정통한 전문가가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로펌업계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형벌의 완성'이라고 불리는 범죄수익 환수 영역은 현재 기술로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가상자산 전문가' 박종백 변호사는 "거래소와 달리 P2P(개인간 거래)의 경우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 누구의 코인인지 특정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코인의 법적 성격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보니까 강제집행할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향후 법제 정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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