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7살, 바자 친구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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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7살, 바자 친구 이수경

바자 2023-07-28 12:00:00 신고

 
재킷은 Miu Miu. 골드 진주 반지는 Roaju. 
 
“저 웃긴 거 좋아해요. 얼마 전엔 ‘문돼’ 필터로 스티커 사진도 찍었어요.” 유튜브 〈피식대학〉과 〈빠더너스〉를 ‘클래식’이라 말하고, 쉬는 날엔 〈폭스클럽〉과 〈모던 패밀리〉를 정주행하는, 코미디를 사랑하는 사람. 동굴처럼 깊은 눈빛, 차분한 분위기의 첫인상과 달리 이수경은 내내 웃었다. 물음에 그녀가 내어놓는 답변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예측과도 어긋난다. “작품을 쉴 땐 식단도 안 해도 되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놀아도 되는 게 배우라는 직업의 이점이죠. 마음은 불안하지만, 몸은 굉장히 편해요. 불안을 잘 잠재우면 나쁘지 않아요. 낮잠 자고, 산책하고, 고양이들을 돌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가요.” 영화 〈데드맨〉 촬영을 마친 뒤, 어떤 시간을 보냈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고선 싱긋 웃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컵라면이고, 몇 주 전 신상인 불닭볶음탕면 출시 소식을 알고도 촬영을 위해 참았다며, 오늘 친구들과 먹을 거라고 아이처럼 또 웃는다. 
 
스트라이프 재킷은 Dries Van Noten.
 
네 남매 중 막내. 부모님의 권유로 피아노와 첼로 등 악기를 배우다 중학생 때 처음 연기학원을 찾으며 배우의 꿈에 다가섰다. “한 번도 하고 싶은 게 없었는데, 처음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면서 유일하게 재미있다고 느낀 게 연기예요. 장기 자랑도, 반장 선거도 나가본 적 없고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의외죠. 현장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이 일을 더욱 좋아하게 됐어요. 성격도 많이 밝아졌고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될 무렵, 영화 〈차이나 타운〉 오디션에 캐스팅되어 ‘쏭’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영화 〈침묵〉으로 제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역대 최연소 영화 부문 여자조연상을 수상했고, 4년 뒤 영화 〈기적〉으로 같은 부문에서 재수상하며 배우로서 고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아버지의 애인을 죽인 혐의를 받는 〈침묵〉 속 미라처럼 복잡다단한 삶을 살아온 인물의 응어리진 처연한 감정과 〈기적〉 속 시골 소녀의 무구한 표정이 얼굴 안에 공존한다.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는 찬사를 받으면서도 이수경은 태연하다. “캐릭터가 전형적이지 않을 때 특히 매력을 느껴요. 극 안에서 감정의 진폭이 클수록 더 좋아요. 변화가 많은 것도 좋고요.” 스스로 사춘기를 10년 이상 앓았다고 말하던 그는 뾰족하고 예민했던 10대와 20대 초반을 지나 지금 한결 편안하고 여유로워졌다. 
 
프릴 롱 드레스는 Patou.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촬영이 끝나는 순간 온, 오프가 분명해요. 처음부터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슛 들어갔을 때 순간 집중하지만, 촬영이 끝나고선 그냥 저니까. 이전에는 캐릭터에 집중한 상태에서 못 빠져나와야 진짜 배우인 줄 알았어요. ‘왜 나는 안 그럴까?’ 고민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아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담담하게 지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배우라는 직업에 접근하는 태도는 자못 진지하다. 끌림이나 재미라는 추동에 휩쓸리기보다 현실을 정성껏 일구는 모습에 가깝다. “작품이 완성됐을 때 나도 사회에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그런 종류의 뿌듯함이 좋아요. 처음 하고 싶었던 일을 아직 하고 있다는 게 문득 새삼스럽기도 해요. 거창한 포부를 갖기보단 자연스럽게 배우로 살고 싶어요. 당장 오늘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고, 사소한 웃음을 느끼면서요. 스물일곱 살의 저는 제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열일곱의 저보다 많은 것들이 편해졌어요.” 그 말 속에 읽히는 감정은 깨어질 듯, 부러질 듯 유약하기보다 단단하다.〈데드맨〉의 감독 하준원의 표현대로 “이수경이 지닌 옹골참, 막 달려 나가야 하는 종마 같은 느낌”이 어떻게 표현될지, 그 힘을 목격할 차례다.
 
스트라이프 재킷은 Dries Van Noten. 프릴 스커트는 Ych. 스틸레토 힐은 Versace.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벨티드 재킷은 Alexander Wang. 시스루 스커트는 Ych. 스트랩 힐은 Gianvito Rossi. 
 


에디터/ 안서경 헤어/ 손채원 메이크업/ 백은영 스타일리스트/ 이명선 세트 스타일리스트/ 이예슬 어시스턴트/ 허지수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사진/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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