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먼저 사과 해" 원희룡 장관, 서울-양평 도로 논란 국회서 대립

정치권을 넘어 지자체 주민과 전국 국민들을 연일 소란스럽게 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논란이 국회에서 여야간 공방으로 다시 맞붙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 제기로 논란이 됐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여야가 대립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업 백지화 선언을 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국회가 정부에 요구한 자료의 고의 미제출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하지만 원 장관은 "사과할 내용이 없다"면서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특혜 의혹을 제기한 이해찬 전 민주당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해 맞대응했다.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민주당의 선동이 중단되면 즉시 재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다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머니S는 해당 논란의 중심에 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27일 '이사람'으로 선정했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 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국토부의 자료 고의 미제출과 조작 의혹 등에 항의하며 원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국토위 간사인 최인호(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갑) 의원은 국토부가 관련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과 관련해 "국토부가 그동안 국회의 자료 요청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자료들이 대거 공개됐다"며 "국회에 거짓말 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윤석열 정부 인수위와 대통령실에 보고한 문건, 장·차관에게 보고한 문건 등 일체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핵심 의혹을 규명할 중요 문건은 빠져 있었다"며 "사업 자료를 전부 공개했다는 말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개된 자료는 국토부가 편집,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대국민을 상대로 쇼를 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진상 규명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기만적인 자료 공개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원희룡 장관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이 문제들을 우리가 질문하고 답변하기 위해 오늘의 현안질의가 마련된 게 아니겠느냐"며 "제가 아직 보고도 시작을 안 했는데 사과부터 해라. 순서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그는 "예를 들어 15차례 설계를 갖고 회의한 부분에 대한 보고서가 없다고 했는데 보고서 작성 없이 도면만 놓고 구두회의를 해 보고서가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면서 "제가 폴란드 출장을 다녀와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저희가 작성한 자료가 아닌 엔지니어링 회사 자료까지 동의받아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 장관은 "4쪽이 빠진 걸 얘기하시는데 굳이 따지면 국토부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저희가 왜 숨기겠느냐"며 "실무자에게 왜 빠뜨렸느냐고 물어보니 자료가 방대해 단기간에 작업을 하다가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이 재차 사과 의사를 묻자 원 장관은 "사과할 내용이 없다"고 반복했다.

원 장관은 "모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이유는 6월15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다음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TF까지 만들어 사실상 지시해 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과연 이게 괴담인지 아닌지도 제가 밝힐 것이고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거짓 선동으로 몰고 온 민주당 전·현 대표 두 분부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