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국민에게 기본권 의료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그 범위를 최소 수준으로 한정해야 건강보험 재정이 버틸 수 있다. 삶의 질이나 고급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는 ‘남의 돈’이 아니라 ‘자기 돈’으로 해야 공정하다.
그러나 한국은 고급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액의 차액만 부담시키고, 재정이 부족하다며 보험료율을 매년 올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의료보장의 원칙을 무시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결과 국민 4명 중 3명이 현재 소득 대비 건강보험료 수준에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2023 국민건강보험 현안 대국민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소득 대비 건강보험료 수준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75.6%에 달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상의학 박사이면서도 늦깎이 학생이 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이은혜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교수가 새롭게 내놓은 <건강보험이 아프다> 는 기본권 의료에 해당하지 않는 진료행위는 건강보험에서 완전히 배제해 환자 본인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건강보험이>
"현실에서는 외과, 산부인과,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유방 촬영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초음파검사를 하고 있다. 초음파검사에서 병변이 잘 보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초음파검사에서 모든 병변이 보이는 것은 아니므로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정 진료과목 의사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들이 전공 분야를 하고 싶어도 수가가 낮아 수지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쉬워 보이고 비급여로 할 수 있는 유방이나 갑상선초음파검사가 난무하는 것. 이 교수는 "이것은 정말 비극"이라며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정수가가 보장되어야 한다. 저수가 정책을 고수하다 보니 결국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건강보험이 아프다> 에서 필자는 현행 돌봄서비스 체계의 문제도 지적한다. 국민들이 내는 돈으로 중앙집권적으로 운영되는 요양원에 투입되는 의료 자원 역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돌봄 시스템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한다. 건강보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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