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이 1년 새 5번 교체"…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

서울 서초구 한 초등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 학부모의 교권 침해 사례를 증언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한 교사는 학부모의 항의로 담임이 1년 새 5번 바뀐 사례도 있다고 폭로했다.

24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경기 오산 금암초등학교 이상우 교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교사는 "(학부모가) 교사의 지도 행위나 수업에 대해 불만 등을 이유로 아동학대로 신고하거나 국민신문고나 교육지원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심각한 교권 침해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악성 민원으로 1년 새 담임 교사가 5번 교체된 사례를 소개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감당할 수 없던 교사가 학부모에게 연락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우리 애가 어려서 그렇다' '함부로 낙인찍지 마라'라는 것이었다. 결국 담임 교사는 병휴직에 들어갔고 이후 기간제 교사들도 감당을 못해 그만두면서 여섯 번째로 교과 전담을 맡은 교사가 담당하게 됐다.

이 교사는 "담임이 자주 교체되는 학교가 실제 존재한다"며 "어떤 경우는 '내년에 이 학생이랑 같은 학급이 되기 싫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문제 학생이 있는) 그 학급은 기피 학급이 돼 교사가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실상을 폭로했다.

그는 "최근 문제 행동이 심한 학생에 대해 나이 든 교사들은 '명퇴 도우미'라고 부른다"며 "요즘 정년퇴직을 기대하는 교사는 별로 없다. 언젠가 나도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언제든지 교직을 그만둘 수 있구나라는 위기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교실이 불안과 공포로 가득할 정도"라며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 처벌법, 예방법의 전반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6년 차인 이 교사는 "전에는 어떤 교사가 당했다고 하면 '혹시 실수한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거구나', '내가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거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