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빛으로 시작했던 세계에 태양이 떠올랐다. 가시밭길과 알 수 없는 에너지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꽃길이 펼쳐졌고 캐럿(팬덤명)이 피어났다. 이곳에서 그룹 세븐틴은 “날 믿고 따르라”고 외쳤다.
그룹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이 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EVENTEEN TOUR 'FOLLOW' TO SEOUL’을 개최했다.
지난해 진행했던 세 번째 월드투어 ‘BE THE SUN’에서 태양이 되는 과정을 그렸던 세븐틴이 이번 투어 ‘FOLLOW’에는 캐럿과 함께 더 밝고 넓은 곳으로 나아가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지난 4월 발매한 미니 10집 ‘FML’이 총판 620만 장을 돌파, K-pop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세븐틴의 자신감과 의지가 엿보이는 메시지다.
13개월 만에 진행한 이번 콘서트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고척돔에서 꾸려졌지만 세븐틴의 달라진 위상만큼 인기리에 매진됐다. 22일 하루 동안 1만 7,000여명, 총 2회 공연 동안 3만 4,000여 명의 팬이 운집했다.
호시는 “한국에서 정말 오랜만의 공연이다. 예전에는 고척돔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면 ‘여길 채울 수 있을까?’ 했는데 이번에는 피켓팅을 해주셨다는 소리를 들었다. 꽉 채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이날 세븐틴은 약 3시간 50분 동안 총 25곡을 세트리스트에 올렸다. 고척돔의 문제점으로 여겨지고 있는 스크린 크기에도 신경 썼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비 더 선’ 공연 대비 1.5배 큰 LED를 준비해 세븐틴 공연 중 최대 규모 스크린을 자랑했다.
세븐틴의 서사를 설명한 듯한 콘서트의 구성도 눈에 띄었다. 공연은 어둠 속에서 우주 대폭발이 일어나고 섬광이 번쩍하면서 시작됐다. VCR 속 작은 빛은 수많은 별로 번졌고, 세븐틴은 암흑의 공간에서 빛을 향해 나아갔다. 팬들은 응원봉으로 객석을 빛냈다.
공연의 첫 곡은 미니 10집 타이틀곡 ‘손오공’이었다. 근두운 위로 멤버 우지가 하늘 위로 날아올랐고, 멤버들은 “구름을 타고 여기저기로. 우리들의 긍지를 높이러. 또 다른 세계 나아가자”고 외쳤다. “이때다 싶으면 박수 짝짝짝” 치라는 다음 곡 ‘박수’가 분위기를 뜨겁게 고조시켰고, 세븐틴 특유의 벅찬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울고 싶지 않아’, ‘F*ck My Life’, ‘고맙다’무대도 이어졌다.
2부는 세븐틴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시스템 유닛 무대가 펼쳐졌다. 3개의 팀은 미니 7집 수록곡을 포함해 기존 곡까지 유닛 별로 각 2곡을 무대에 올렸다. 정한·조슈아·우지·도겸으로 이루어진 보컬 유닛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먼지’와 ‘바람개비’를 편곡해 불렀다. 퍼포먼스 유닛인 준·호시·디에잇·디노는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하이라이트’와 ‘I Don't Understand But I Luv U’를 선보이며 고척돔 전체를 레이저로 수놓았다. 강렬한 레드 색상의 의상으로 등장한 힙합팀(에스쿱스·원우·민규·버논)은 ‘Back it up’과 ‘Fire’를 선보이며 무대의 불기둥만큼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3부는 팬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즐기는 무대였다. 불꽃놀이와 함께 서커스쇼가 개장했고, 캐주얼 의상으로 갈아입은 세븐틴은 “더 멀리멀리 날려보자”고 외치며 고척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 ‘홈런’을 선곡했다.
“혼자가 아니라서 우리라서 follow me”(‘Left & Right’)라고 말하던 세븐틴은 ‘뷰티풀’을 부르며 팬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갔다. 세븐틴이 지나가자 무대에서는 (에어)꽃들이 활짝 폈고, 세븐틴은 후렴구 “뷰티풀”이 나오기 직전 “우리 캐럿들은”을 외치며 마음을 표현했다. 2015년 발매했던 데뷔곡 ‘아낀다’에서는 “아낀다” 전에 “사랑한다. 진짜”를 첨가해 부르며 끊임없이 진심을 전했다.
이어 세븐틴은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한 부승관이 가장 하고 싶어 했던 곡”이라며 ‘에이프릴 샤워’와 ‘어른 아이’를 선보였다. 멤버들은 건강 상 이유로 활동을 잠시 멈춘 부승관에 대해 “성장하기 위한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공연 내내 끊임없이 응원을 보냈다.
마지막 VCR 속 세븐틴은 여러 가지 광물 중 빛이 나는 존재가 됐다. 그들은 팬들과 눈을 맞추고 스스로 빛을 냈다. 꽃밭에는 커다란 캐럿이 피어올랐다. 세븐틴은 다시 등장해 ‘Anyone’, ‘Good to me’,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 ‘소용돌이’, ‘HIT’을 차례대로 무대에 올렸고, 앵콜곡 ‘아주 NICE’를 약 20분 간 돌림노래로 선보이는 광기를 드러냈다.
공연 말미 우지는 “‘파이팅 해야지’, ‘손오공’이 너무 예상치 못한 큰 사랑을 받으면서 부담이 됐다. (프로듀서로서)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다음 앨범이) 잘 만들어졌다”며 다음 앨범을 깜짝 예고했다.
호시는 “차근차근 잘 돼 왔지만 이번에 빵 터졌다. ‘FML’이 620만 장이 팔렸다. 그래서 회사에 불똥이 떨어져서 열심히 준비 중이이다. 이미 다음 앨범 작업은 끝났다. 10월에 앨범이 나올 것”이라고 스포했다. 올해 9년차로 매 앨범마다 커리어하이를 이뤄내며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는 세븐틴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자 연이은 히트 예고였다.
한편, 세븐틴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시작으로 오는 9월 6~7일 도쿄 돔, 11월 23~24일 베루나 돔(사이타마), 11월 30일과 12월 2~3일 반테린 돔 나고야, 12월 7일과 9~10일 교세라 돔 오사카, 12월 16~17일 후쿠오카 페이페이 돔 등 일본 5개 도시에서 투어 ‘SEVENTEEN TOUR ‘FOLLOW’ TO JAPAN’을 펼친다.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이주희 기자 ljh0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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