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1학년 담임교사 A씨의 유가족은 20일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에 따르면 A씨의 외삼촌인 B씨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교사노동조합연맹 기자회견에 참석해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익명 보도를 요청했다.
B씨는 "학부모의 갑질이든 악성 민원이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든 이번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B씨는 이날 서이초 교장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입장문 내용을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며 "사회 초년생이 왜 학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정확한 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B씨는 특히 애초 입장문에 포함됐지만 입장문 최종본에서 삭제된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학생 간 사안은 발생 다음 날 마무리됐다'는 문장과 관련, "입장문이 변경된 배경이 무엇인지 규명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B씨는 "제 조카를 죽음으로 내몬 학교의 교육환경 중 잘못된 게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며 "(조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아 교육환경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고쳐지면 좋겠다"고 했다.
B씨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등 이른바 '갑질'이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학교 측은 조카가 1학년 담임을 원했다고 하지만 1학년 담임은 경험이 많은 분을 배치한다고 들었다"며 "업무 스트레스, 민원이 많을 텐데 (1학년 담임을) 새내기 교사에게 맡긴 자체가 엄청난 갑질에 던져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B씨는 "자기 직장인 학교에서 생을 마쳤다는 것은 죽으면서 알리고자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씨는 조카의 일기장 내용을 묻는 말에 "저는 보지 않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학교라는 공적 공간에서 이뤄졌으니 학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수사기관에서는 이 사건을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간다"며 "개인사 문제만 있다면 마지막 공간이 왜 학교였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진술, 여러 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왜 교사가 학교라는 장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추적해야 한다"며 "비탄에 빠진 교사들의 움직임을 외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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