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양원모 기자] 근무 중인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가 평소 학부모의 극성 민원에 시달려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학부모의 아버지로 지목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사진)이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한 의원은 20일 언론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먼저 “서울 서초구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의 안타까운 소식에 너무나도 가슴이 먹먹하다”며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해당 학교에 내 가족을 재학하고 있지 않다. 정말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한 의원은 “있지도 않은 일에 대해 이 시간 이후 악의적 의도와 비방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을 통해 명예훼손을 한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며 “교육 및 경찰 당국의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같은 날 <연합뉴스> 와 국민의힘 단체 메신저 방을 통해서도 온라인에 확산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연합뉴스>
한 의원은 <연합뉴스> 와 통화에서 “나는 손자, 손녀가 전부 4명인데 해당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없다”며 “여학생이라고 하던데 여학생은 외손녀 1명으로 중학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또 국민의힘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도 “사고가 난 초등학교에 제 손자·손녀 중 재학생은 없다”며 “외손녀가 한 명 있는데 이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고, 외손자는 다른 초등학교 2학년이며 친손자들은 큰 놈이 두 돌 지났고 경기도에 살고 있다”고 썼다.
서울시교육청 “A씨, 학폭 담당 아니었다… 1학년 담임도 본인이 희망”
서울시교육청, 교육계에 따르면 서초구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A씨(23)는 지난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 관계자가 A씨를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새내기 교사인 A씨가 이 학교에서 학교 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 학부모로부터 꾸준히 ‘악성 민원’에 시달려 왔다는 글이 확산됐다.
특히 이 학부모의 아버지이자, 학생의 알아버지가 “서초구에 거주하는 3선 국회의원”이라는 설명이 덧붙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의원이 누군지 밝혀내려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고인이 평소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토로해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A씨는) 학교생활이 어떠냐는 동료 교사의 질문에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어요’라고 답했다”며 “동료 교사에 따르면 지난주 A씨가 맡았던 학급에서 학생끼리 사건이 있었는데, 이후 피해 학생 학부모가 교무실에 찾아와 ‘교사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의 죽음은 학부모의 민원을 오롯이 담임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재의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며 교육청, 교육부의 진정성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페이스북에 “경찰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라며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이 끝나지 않았으니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 구성원이 받을 충격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논란이 커지자 공지를 통해 “해당 교사는 학교 폭력 담당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교육청은 19일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A씨에게는) 계속적인 학교 폭력 이슈가 최근에 없었으며, 최근 A씨 교실 내 학폭 사안은 해당 학부모님들이 원만하게 화해 하루 만에 종결됐다”며 “A씨는 지난해 3월 임용됐으며, 1학년 담임을 본인이 희망해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수사가 경찰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그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는 게 옳다고 생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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