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2부라 파악 못해? 인정하기 싫으니 이중부정…사과도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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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2부라 파악 못해? 인정하기 싫으니 이중부정…사과도 찔끔

STN스포츠 2023-07-18 12:03: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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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U-24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U-24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사과문에서 면피를 위한 구절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U-24)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 발표 이후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상민(성남FC)가 발탁돼 논란이 일었다. 결국 나흘만에 대한축구협회(KFA)와 황선홍 감독이 입장문을 내고 이상민을 제외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은 15일까지가 명단 제출 기한이었고, 이후 엔트리 변경은 부상 등 특수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때문에 우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엔트리 한 명이 적은 채로 경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안 그래도 빡빡한 아시안 게임인데 대단히 큰 악재다.  

일단 벌어진 일을 차치하더라도 사과문 속 면피 원하는 KFA의 의도가 보였다. 물론 잘 쓴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KFA는 입장문에서 “해당 선수의 경우 2020년부터 지금까지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고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었는데,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적고도 부끄러운 부분이다. KFA는 단순히 사실 관계 나열이라고 볼지 모른다. “2부 선수들이라 파악을 하기가 어려웠다”라는 부분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에 대한 이해가 뛰는 리그에 따라 달랐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만에 하나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선수 관련 정보를 면밀히 확인하지 못했다고만 인정하면 된다. 2부나 하부리그 출신 연령별 대표 선수들을 위축시키는 말이자, 자신들의 실책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이다. 

이어 KFA는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 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가 무슨 말인가. “미숙함이 있었습니다”라고 끝맺음하면 되는 말을 이중부정으로 서술했다. 해당 문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자주 나오는 문장구조다. 

KFA는 입장문에서 이 사태를 만들고도 “사과”라는 단어를 딱 2번 쓴다. 애초에 발표한 것도 ‘사과문’도 아닌 ‘입장문’이다. 그 중 하나도 같이 책임이 있는 황선홍 감독의 사과다. 

다른 하나는 “이번에 규정에 맞지 않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이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라는 문장에서 나온 말이다. 물론 해당 부분에도 사과해야 하나, 사과해야 할 부분이 그것에 국한될까.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 부족에 대한 사과는? 또 다른 부분들에 대한 사과는? 이 정도면 찔끔에 불과한 사과였다. 

애초에 분통을 낳는 사태를 만들었고, 사과문 또한 결함들이 있었다.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다.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U-24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U-24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 (괄호 안은 소속팀, *은 와일드 카드)

골키퍼(GK): 이광연(강원FC), 민성준(인천유나이티드), 김정훈(전북현대)

수비수(DF): 설영우(울산현대)*,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한범(이상 FC서울), 박진섭(전북현대)*, 이상민(성남FC), 황재원(대구FC), 최준(부산아이파크)

미드필더(MF): 정호연(광주FC), 홍현석(KAA 헨트), 백승호(전북현대)*, 송민규(전북현대),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고영준(포항스틸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FC), 엄원상(울산현대), 조영욱(김천 상무)

공격수(FW): 박재용(FC안양), 안재준(부천FC)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U-24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U-24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축구협회 입장문 (전문)

대한축구협회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서 이상민 선수(성남FC)를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4일 명단발표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과정에서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향후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협회는 지난 2021년 9월 U-22 대표팀에 해당 선수를 처음 선발한 이후 앞서 총 세 차례 U-23 및 U-24 대표팀에 선발한 상황이 있습니다.

해당 선수는 지난 2020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그해 8월 5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의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협회의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에 따르면 ‘음주운전 등과 관련한 행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그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규정상 이 선수는 2023년 8월 4일까지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습니다.

해당 선수의 경우 2020년부터 지금까지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고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었는데,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 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협회는 지난 행정상의 미숙함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대표팀 명단 확정 전 징계 이력을 확인하거나, 해외 국가의 사례를 참조하여 “서약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프로축구연맹에서 표준계약서 제공 시 문제 경력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황선홍 감독 역시 “감독,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선수 선발과 운영 관련 사항을 더 세밀하게 신경쓰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이번에 규정에 맞지 않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이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7월 18일 대한축구협회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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