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양원모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폭우 중 골프’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공직자의 기본 자세가 아니다”라며 진상 조사를 예고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 소식에 국민 모두가 무거운 마음이다.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홍 시장을 겨냥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며 홍 시장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김 최고위원은 “구슬땀을 흘리면서 수해 복구 현장으로 달려간 자원봉사자 분들, 긴급한 재난현장에서도 주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보다 남을 우선한 의인들의 모습이 소개되면서 숙연함을 자아낸다”며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을 찾는 건 공직자의 기본 자세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힘 소속의 정치인이라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으로 지탄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기현 대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당 차원의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김 대표 지시에 따라 홍 시장에 대한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사안을 당에서 굉장히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고, 이에 대해 먼저 사실관계 및 진상을 조사로 파악한 이후에 후속 조치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이르면 오늘 오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치 경제 매체 <스픽스대구> 는 홍 시장이 지난 15일 팔공산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가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1시간 만에 라운딩을 중단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스픽스대구>
매체는 “홍 시장이 라운딩한 주말은 전국에 비상사태가 발생한 상황이었다”며 “대구 바로 옆 지자체인 경북에서는 예천 등 북부 지역에 신사태로 17명이 매몰됐고, 9명이 사망하는 등 속보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7, 18일 잇따라 글을 올리고 “호우 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 더구나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대구시 재난 대비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골프장을 찾은) 당시 대구시는 전 직원 비상대기령도 내리지 않았고, 재난안전실 직원들만 조를 짜서 일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었을 따름”이라며 “전국을 책임진 대통령도 아니고 나는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시장이다. 이제 그만 트집을 잡으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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