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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두 달째 흑자, 경상수지 흑자 이끌어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1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올 1월 42억1000만달러 적자, 2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3월 1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지만, 4월(-7억9000만달러) 적자로 재차 전환된 바 있다. 5월엔 한 달 만에 흑자로 전환된 셈이다.
상품수지가 1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상품수지는 작년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4월 5억8000만달러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두 달 연속 흑자를 보였다. 다만 이번 상품수지 흑자 행진은 수출이 개선된 영향은 아니다. 수출은 527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4.7%(90억6000만달러) 감소했고, 수입은 509억3000만달러로 13.5%(79억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수출과 수입 각각 9개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전환도 경상수지 흑자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5월 1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은은 상반기 본원소득수지를 174억달러 흑자로 전망하고 있다. 올 5월까지 누적 본원소득수지는 146억4000만달러 흑자다.
서비스수지는 9억1000만달러 적자로 작년 5월 이후 13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여행수지가 8억2000만달러 적자로 4월(-5억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되고, 운송수지가 3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 달 만에 적자 전환됐지만 해외플랜트 건설(6억7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1000만달러) 등이 흑자를 기록해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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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개선세 이어지겠지만…불황형 흑자 지속?
상품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 개선이 동반되지 않아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보였어도 수출과 수입이 10%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회복세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불황형 흑자라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입이 감소하더라도 내수 위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불황형 흑자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최근 민간소비가 플러스(+)를 보이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플러스이기에 내수가 위축되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품수지가 ‘턴어라운드’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상반기 중 통관 기준 무역수지 감소액은 작년 폭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정상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2분기 통관 수입 감소율이 13% 가운데 에너지류 수입을 제외하면 감소율이 8.4%에 그친다”며 “수출은 올초 저점을 찍고 올라오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전문가들도 한은과 입장을 같이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수출·입 흐름을 보면 불황형 흑자에 가까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있고 수출 경기가 하반기 개선 가능성이 있기에 수출이 개선되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흐름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경상수지가 저점을 벗어나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장은 “6월 경상수지는 5월 흑자 규모를 웃돌 것”이라며 “6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고, 그 규모는 5월에 비해 32억5000만달러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도 해외자회 배당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에 흑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전체는 당연히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고, 욕심을 낸다면 적어도 분기 기준 흑자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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