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3년 하반기 경륜 등급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올해 6월 11일까지 성적을 토대로 작성된 이번 등급 조정 대상자는 승급자 15명, 강급자 50명으로 총 65명이다. 적용 시점은 광명 기준 26회 차인 6월 30일 금요 경주부터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강급자(50명)에 비해 승급자(15명)가 턱없이 적다는 점이다. 이는 전반기 교차경주 포함 총 20개 경주에서 하반기 19개 경주로 특선급에서 경주 1개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심을 끄는 슈퍼특선반(SS반)에서는 전원규(총 30전 19승, 다승 3위, 상금 3위)가 생애 첫 타이틀 획득에 성공하는 경사를 맞이했다. 반면 정해민은 자리를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같은 팀(동서울) 두 선수의 희비가 갈린 셈이다.
또 24기로 데뷔한 부산팀 장우준은 상반기 승률 67%, 연대율 84%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역시 데뷔 후 처음으로 특선급에 진출했다.
팬들에겐 베팅 시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 하반기 등급 조정 후를 좀 더 자세히 전망해본다.
◆우수급→특선급 승급자(4명)
아무리 우수급에선 날고 기던 자력 승부형이라 해도 임채빈, 정종진 앞에서는 마크 기회나 살피는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 같은 등급이라도 기량 차가 크기 때문에 모두 고배당 복병으로 전락하거나 다음 등급조정 때 강급을 걱정하는 형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겸비해 강자 마크를 집중적으로 노릴 김준일 같은 테크니션이나 동급 강축들과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편성에 따라 협공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는 김동훈은 유리한 대진표를 받으면 가끔 2착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특선급→우수급 강급자(25명)
‘강급자=선전’은 경륜계 상식으로 통하는데 지난 상반기와 비교해 기존 우수급 강자층이 매우 두꺼워진 데다 강급자 중 평소 자력 승부 능력이나 기술적인 면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제법 있다. 배당은 낮고 소득은 없는 이른바 ‘먹튀’가 예상되는 선수들이어서 팬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단 특선급 강자들에게서도 선행력을 인정받았던 임유섭, 박준성을 비롯해 강급 후 자력 승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즉 오랜 특선 생활로 무게감마저 더해지는 전영규, 이명현, 이성용, 김태한, 김민호 등은 비교적 고른 활약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선수들이다. 웬만한 편성이면 신뢰할 수 있는 축 들이다. 최근 호조였던 이진웅, 오기호, 임치형 등도 A급 활약이 기대된다.
하지만 조봉철, 강동규처럼 전법이 다소 극단적이거나 마크 비중이 큰 정상민, 최석윤, 양희천, 박진철, 최병일, 배정현은 자칫 연대적으로 불리한 편성을 만날 경우 가끔 고전이 우려된다. 이들의 고전은 결국 폭탄 배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저배당 마니아뿐 아니라 고배당 투자자들도 매우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발급→우수급 승급자(11명)
이들도 우수에서 특선으로 승급한 선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전반적인 전력이 열세로 특선 강급자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란 평가다.
다만 마크 전환 등의 경기 운영이 우수한 정해권, 이길섭과 아직 기량 발전이 더 이뤄질 수 있는 신인 구본광, 정하전, 김광근 등은 자신의 노력과 경주 감각 상승에 따라 간간히 배당을 만드는 활약을 펼칠 수 있어 고배당 마니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수급→선발급 강급자(25명)
특선급에서 우수급으로 내려온 강급자들 못지않게 신뢰할만한 전력들이 상당수다. 여기에 파워가 뛰어난 기존 25, 26기 신예들이 대부분 우수나 특선으로 올라섰다는 점도 이들에겐 호재다.
가장 믿음직한 유형은 선행, 젖히기에 능한 자력 승부형들이다. 하수용, 박종현, 조용현, 임영완, 문영윤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보다 지구력은 다소 떨어지나 운영 센스와 테크닉을 겸비한 박성호, 김성근도 고른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평소 마크 비중이 큰 임세윤, 이효, 백동호, 여동환과 경기운영이 불안하거나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정승, 손용호 등은 편성이 불리하거나 당일 컨디션과 집중력에 따라 기복을 보일 수 있어 세심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박창현 예상지 최강경륜 발행인은 “승급선수들은 부여받은 등급을 유지하기엔 부족하고 강급이 되면 기량이 넘쳐 대활약을 펼치는 이른바 ‘철새’처럼 승ㆍ강급을 되풀이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상반기에는 잠재력이 상당한 신인들의 대활약으로 승급자들의 선전도 꽤 볼 수 있었으나 하반기에는 명단이나 시기 등을 고려할 때 경륜계 상식으로 통하는 강급자=선전, 승급자=고전 등식이 고스란히 적용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면서 “주의할 점으론 최근 편성이 강대강 즉 양축 내지는 삼파전으로 강자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들의 신뢰도를 편성의 양상에 따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