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가 이달 14일 설탕 대체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한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식음료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그간 아스파탐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으나 이번 지정 예고를 통해 부정적 인식이 생겨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선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 기준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괴담’으로만 남을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아스타팜은 식약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 중 하나로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 이에 소량을 사용해도 비슷한 단맛을 내는 반면 칼로리는 전혀 없어 제로 탄산음료로 불리는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 과자, 막걸리 등에 주로 사용됐다.
◇이미 써왔는데···식음료업계 ‘곤혹’
관련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소비자 불안이 커질 경우 아스파탐을 함유한 제품에 악영향은 물론, 향후 ‘감미료 포비아(공포증)’로 번질 수 있어서다.
현재 국내에선 롯데칠성음료가 유통하는 펩시 제로(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 펩시 제로의 경우 글로벌 펩시 본사에서 원액을 받아 보틀링만 하고 있어 레시피를 본사가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펩시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나쵸, 감자톡 등 과자류 10개 품목에 아스파탐을 사용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10여개 브랜드에 평균 0.01% 정도 극소량이 들어간다”며 “아직 WHO 발표 전이기는 하지만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막걸리업계는 공동 대응에 나섰다. 한국식품산업협회와 식약처가 구체적인 지침 마련 등 대응에 나서주기를 요청한 것. 업계 1위인 서울장수의 경우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지평주조는 지평생쌀막걸리, 지평생밀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이 함유됐다.
◇단순 ‘괴담’으로 끝날 가능성도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우려라는 평가도 나온다. IARC는 암 유발 여부와 정도 등에 따라 물질을 5개군으로 나누는데,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발암 ‘가능성’을 의미한다. 아스파탐과 같은 2B군에는 김치 같은 절임채소류, 알로에베라 등이 포함되기도 했다.
실제 식약처가 과거 발간한 자료 등에 따르면 체중이 35kg인 어린이가 다이어트 콜라(1캔 250㎖/아스파탐 약 43㎎ 기준)를 하루에 55캔 이상을 매일 마시면 일일 섭취 허용량(ADI)이 초과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도 33병을 초과해야 ADI에 도달한다. 사실상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반응도 크진 않은 모습이다. 한 소비자는 “2B군으로 지정 예고인 거면 위험하지 않은 것 같다”며 “WHO는 김치도 위험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실제 적색육인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2B군보다 더 위험한 등급인 2A군에 등재됐으나 이를 독극물로 여기는 사람은 없다”며 “65°C 이상의 뜨거운 물도 2B군보다 높은 2A군이다”라는 의견을 냈다.
관건은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 기준이다. 해당 기준은 WHO 산하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14일 발표한다. 내용에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판단한 근거, 발암 가능성이 있는 섭취량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식약처도 위해성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관련 안전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WHO와 위원회의 평가 결과, 우리 국민의 섭취량, 미국·일본·EU 등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국가들의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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