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백윤호 기자] 추미애 전 장관이 2011년 사퇴에 대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지난 29일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와의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달라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받았다”며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고, 중간에서 농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저한테 '물러나달라'고 말씀 하셨다”며 “저를 유임시켜야 윤석열 총장 징계 건이나 검찰개혁 등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결론은 똑같았다”고 덧붙였다.
퇴임의 변 없던 이유? “충격적이어서 수습하기 어려웠다”
추 전 장관은 퇴임의 변도 없었던 이유에 대해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거였고, 당시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감정 등을) 수습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퇴 이후에 대해 “당시 민주당에서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검찰개혁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저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도 곧 물러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추 전 장관은 “핸들링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며 “절망감을 느꼈던 것은 대통령도 검찰총장을 핸들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이미 느꼈다는 거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물러나게 하면 어떤 시그널이 되겠냐”며 “검찰총장은 잘못한 게 없는데 장관이 무리수를 뒀다는게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검찰개혁 첫 단추 잘못 끼웠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며 “첫 단추가 인사 실패,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하면서 인사권을 모두 줘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의 적폐 수사 효능과 성과를 우선순위에 두고 무소불위의 힘을 실어줬다”며 “너무 신임한 나머지 어두운 면, 부정적인 면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20년 11월 24일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해 2020년 12월 16일 정직 2개월 결정했다. 이에 2021년 10월 14일 서울행정법원이 1심에서 정직 징계 처분이 정당한 결정이었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는 서울 고법에서 2심이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재판부가 1심에서는 판사 사찰 문건, 채널A 감찰·수사 방해가 굉장히 심각하고, 검찰 사무의 공정성과 적법성을 침해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그렇다면 그게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범죄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이) 군대보다 더 큰 위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군대는 물리력 때문에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지만, 검찰총장은 2300명 검사에 대한 지휘권을 갖고 있고 마음대로 수사의 방향을 틀 수 있어서 단순한 증권 범죄 사기범을 정치 사건으로 만들 수도 있고, 실제 그렇게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심 재판에 대해서 추 전 장관은 “희한하게도 처음 이 재판의 원고가 윤석열 총장이고, 피고가 추미애 장관이었는데 지금은 원고가 대통령이 되었고, 피고인 법무부 장관을 본인이 임명했다”며 “원고와 피고의 이해관계가 같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가 아예 패소를 작정하고, 패소할 결심을 넘어 패소할 목적과 목표를 갖고 있다”며 “사법 세탁을 완벽하게 하려고 한동훈 장관을 임명하고, 이 사건 해결을 미션으로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정의가 땅 속에 매장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추 전 장관은 “재판부가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에는) 항소심 진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회복 탄력성 심각하게 파괴”
추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1년 2개월에 대한 평가로 “대한민국의 회복 탄력성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윤석열 정부가 역행하고 있다는 걸 다 느낄텐데, 그래도 되돌아갈 수 있는 걸 회복 탄력성이라고 하는데, 그것마저 파괴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모습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위험한 자기 도취에 빠져있다”며 “검사동일체에서 권력동일체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 전 장관은 “열등감이나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환영적인 우월감으로 다 아는 척하면서 내 뜻대로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 이런 사람이 권력을 쥐면 무한 도취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잘못 판단하고 잘못 결정했는데도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 못 하고 다른 걸로 덮어버린다”며 “최고 권력을 쥔 대통령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대통령을 추종하고 맹종하면 나라가 위험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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