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한강공원을 포함한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하는 '한강 금주' 조례안의 심사를 보류했습니다. 시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2023년 6월 7일 서울시는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조례안에 따르면 청사, 어린이집, 도서관, 강 등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금주 구역으로는 '치맥 명소'로 유명한 한강공원 일대도 포함될 수 있는 가능성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강공원의 음주 가능 시간을 별도로 지정하거나 일부 구간만을 음주 가능 구역으로 허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던 것입니다.
법이 제정되면 금주구역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음주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음주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되는 조항도 포함되었습니다.
서울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곳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으나 관계자는 "한강의 주요 브랜드인 '한강 치맥'문화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고 과잉 규제라는 반대 여론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강 금주'는 다음 회기에서 논의
8~9월 중 열려 곧 재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조례안 제출로부터 한달이 채 되지 않은 6월 26일 '건강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의 심사를 보류했다고 밝혔습니다.
강석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더 많은 점을 고려해 이번 회기에선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여론을 지켜본 다음 신중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법 시행을 두고 누리꾼들은 찬반 의견을 뜨겁게 내세웠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안전하고 깨끗하게 한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공원 내 음주 단속이 철저해야 한다", "한강처럼 사고 위험이 큰 장소는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강공원의 금주구역 지정을 찬성했는데요.
반면 "퇴근 후 한강에서 먹는 치맥이 일상 속 힐링이었다", "한강공원 전체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다"는 등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어쩌면 한강치맥을 즐길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곧장 한강으로 달려가야겠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같은 여론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서울시의회는 조례안 심사를 보류한 것인데요. 재논의 시점은 다음 회기로, 8~9월 중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조례 논의의 보류를 두고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을 빨리 추진하지 못해 답답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절차에 따라 조례를 통과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시장 이름으로 발의된 조례안
오 시장 "한강치맥하러 서울 오세요"
2023년 6월 24일(현지시간) 도쿄에서는 '2023 SEOUL EDITION in TOKYO'의 이름으로 서울관광을 홍보하는 축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축제에 참여한 오 시장은 요리사 복장으로 등장해 한국 음식과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적극적으로 서울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며 서울 관광을 홍보했습니다.
축제에서 오 시장은 현지 일본인들에게 "요즘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있다는 K-스트리트푸드를 들어보셨냐"고 물었는데요. 이어 "광화문 광장 주변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한강공원에서 치맥, 개방된 청와대 근처의 시원한 냉면"을 추천했습니다.
한편 부산의 민락수변공원은 휴가철 많은 사람이 찾아 음식물과 쓰레기가 뒤섞인 악취가 풍겨 '민락술변공원'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부산시는 2022년 금주 지정 조례안을 발의했고, 계도 기간을 거쳐 2023년 7월 1일부터는 민락수변공원에서의 음주 행위가 금지됩니다. 만일 이를 위반하는 음주자에게는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됩니다.
야외 음주 구역으로 인기있던 민락수변공원의 금주구역 지정 소식에 한강공원 또한 민락수변공원과 같은 '금주구역'으로 지정될지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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