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CGV·SK이노, 유증에 주가 ‘뚝’…주주들 뿔났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CJ CGV는 9590원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 대비 2.04% 하락했다. 이달 초 6월1일 종가 1만6150원과 비교하면 40.6% 하락했다. 전날에는 장중 9340원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16만73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 대비 2.45%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달 초 19만4100원과 비교하면 13.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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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의 주가 부진은 대규모 유상증자 영향이 크다. CJ CGV는 지난 20일 총 1조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5700억원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며, 4500억원은 모회사인 CJ를 상대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23일 1조177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또는 제3자에게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유통 주식수가 증가를 수반한다. 실제 CJ CGV의 경우 57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만 하더라도 7470만주가 새롭게 발행된다. 이는 발행주식총수 4772만8537주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예정발행가액은 7630원으로 현 주가(9590원) 대비 할인율이 20.4%로 높은 점도 주가 하락을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예정발행가 14만3800원으로 819만주를 새롭게 발행하는데, 이는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9245만5564주의 8.9% 규모에 해당한다. 현 주가(16만7300원) 대비 할인율은 14.0%다.
특히 일반 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3자 배정 방식의 경우 최대주주나 신규 투자자가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1년간의 보호예수 기간도 설정된다. 반면 일반공모 방식은 기존 주주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며, 궁극적으로는 경영 실패의 책임을 기존 주주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무상환 용도로 자금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은 점도 우려 요인이다. CJ CGV의 경우 이번 57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채무상환 자금이 3800억원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전체 자금 조달 규모 1조1777억원 중 채무상환 용도가 3500억원으로 3분의 1가량이다.
◇ 주주 반발 예고에도 유증 나선 기업들 왜?
이처럼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서도 기업들이 자금 조달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선택한 건 고금리 국면에서 이자 부담을 낮추고, 재무구조 악화를 피하기 위해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상증자는 자기자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부채비율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이자비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유통주식수 확대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조달한 자금으로 효율적으로 투자가 집행될 경우 성장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CJ CGV는 4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00%를 현물출자 받으면서 재무 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주가 하락과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지금이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의 적기”라며 “CJ올리브네트웍스 흡수로 2024년부터 수익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부채비율 감소 효과까지 감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도 신사업에 자금이 투입될 경우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SK온(자회사) 투자 재원 마련이 아닌, SK이노베이션의 신사업 확장과 채무 상환에 사용된다는 점은 장기적 관점에서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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