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김용화 감독과 배우 도경수가 '쌍천만' 신화를 이룩한 영화 '신과 함께' 이후 재회했다. 이번엔 저승이 아닌 우주다. 여기에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가 대체불가한 연기력으로 '우주 프로젝트'에 힘을 싣는다. 영화 '더 문'이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와 김용화 감독이 참석했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설경구는 우주센터, 도경수는 달, 김희애는 나사에서 각각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세 명의 배우가 맞붙는 장면이 거의 없었지만, 각각의 위치에서 고군분투 하며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이날 '더 문'의 주역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입모아 "김용화 감독" 때문이라고 밝혔다. 설경구는 "지금껏 받아보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우주인 역할은 아니었지만, '우주'라는 안 해 봤던 영역에 호기심이 생겼다. 결정적으로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김용화'다"라며 웃었다.
이어 도경수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마냥 신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우주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생각했다"라며 "훌륭한 선배들과 연기할 수 있다는 것과, 김용화 감독님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선택한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김희애 또한 "지금까지 스토리를 보고 출연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스펙터클한 영화의 시나리오 받아서 정말 설렜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배우들, 김용화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가슴 뛰는 출발이었고, 촬영 내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처음에 '신과 함께'를 한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판타지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라며 "(신과 함께가) 잘 됐다고, 매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제가 가진 모든 자원을 이용해서 성심성의껏 진심을 다해 만들면 관객들이 찾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신과 함께'는 판타지였다. '더 문'은 판타지가 아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 공상과학 SF 영화라고 볼 수도 없다. 같은 '감정'을 이야기 하더라도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저승을 만들어 봤으니까 어릴때부터 꿈꾸고 동경하던 우주와 달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한국의 기술력이라면 도전장을 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달에 고립된 대원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나로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재국을 맡았다. 그는 "상업영화에 목말라 있었다. '쌍천만' 김용화 감독이라면 믿고 저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볼 필요도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17년 전 제가 신인시절 '오아시스'를 끝낸 설경구 선배를 우연히 만났다. 절 알아보시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작품을 함께 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그 뒤로 한 번도 연락을 못 드렸다"라며 "'더 문' 시나리오를 쓰자마자 설경구 선배를 떠올렸다"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설경구는 날카롭고 예민한 재국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그는 "늘 그렇지만 본능적으로 살이 쪄있는 역할이 아니면,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뺄려고 노력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희애는 "남자분들이 더 독한 것 같다. 너무 무섭게 살을 빼더라"라며 "설경구 배우가 촬영중에 입에 뭘 집어 넣는걸 본 적이 없다. 식사 시간이면 사라진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희애는 "아침에 얼굴이 반쪽이 되어서 촬영장에 나타난다"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줄넘기를 3,000개에서 5,000개를 했다더라. 믿을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도 긴장해야 겠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설경구는 "도경수랑 같은 화면에 안 나온 게 다행이다. 투샷이 자주 나왔다면 새벽 1시에 일어나서 더 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 순간 제작보고회 MC 박경림은 "도경수와 설경구가 닮은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언급했다. 설경구는 당황하며 "욕 먹는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이에 박경림은 "아이돌과 지천명 아이돌의 만남 아니냐"라고 했고, 결국 도경수와 설경구는 즉석에서 '닮은꼴' 투샷을 남겼다. 설경구는 상황이 웃긴 나머지 눈물을 찔끔 흘렸다.
도경수는 달에 혼자 남겨진 대한민국 우주 대원 선우로 열연했다. 그는 "블루스크린에서의 연기가 거의 없었다. 진짜 우주복, 우주선, 월면차가 존재했다"라며 "세트가 정말 리얼했다. 진짜 달을 체험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경수는 "언젠가 감독님이 편집본을 보여 주셨다. 우주센터 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줄 몰랐다. 제가 본 앵글에서만 50명 정도 돼 보였다"라며 "저는 우주선에서 늘 혼자 있었다. 대기실에서도 혼자였다. 선배들과 이야기 하고 호흡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면에서 외로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설경구는 "도경수와는 마지막 장면에서 만났다. 저는 도경수가 찍어 놓은 분량을 보면서 연기했다. 그래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도경수에게 다음 작품에선 얼굴 맞대고 연기하자고 했다"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도경수도 "설경구 선배와 얼굴을 보며 연기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도 좋다"고 맞장추 쳤다.
또한 도경수는 '신과 함께' 이후 김용화 감독과 재회한 것에 대해 "그때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 제 입장에선 너무나 어려운 분이었다. 이번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깊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정말 친해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도경수 배우에 대해 남들보다 잘 아는 편이다. 그의 가정부터 그간 살아온 환경과 관련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정말 남자다. 극 중 황선우 버금가는 이타적인 면도 있고, 많은 아픔도 있다. 그렇게 안 보이지 않나. 얼마나 매력이 많은지 잘 모를 것이다. 도경수 굉장히 오래갈 수 있는 배우다"라고 했다.
김희애는 NASA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으로 열연했다. 그는 "나사 소속이라 모든걸 영어로 해야 했다. '궤도' '고도' 등 생전 써보지 않은 단어가 많아 어려웠다"라며 "함께 계신 외국 배우들도 다 지적인 분들이었다. 그분들 앞에서 잘난척 하며 영어로 대사 하려니까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희애는 "미국 외화나 미드를 보면서 부러워한 적이 있다. 우리는 언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며 "'더 문'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제가 있던 나사 세트는 물론, 도경수 배우의 촬영본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이정도까지 왔구나' 싶어 소름이 돋았다. 배우로서 흥분되는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희애는 "주조연 배우들도 중요하지만 보조출연자에 따라 영화가 A급, B급이 결정 난다고 본다. 외국인 배우들을 어디서 그렇게 모셔 왔는지, 너무나 연기를 잘하더라"라고 감탄했다.
'더 문'은 8월 2일 개봉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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