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인간극장' 스물다섯 중증 지적장애인 강윤아 씨가 아버지와 함께 국토종단에 나선다.
26일~30일 오전 7시50분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는 능통한 중국어에 독학으로 아랍어까지 배우는 실력자, 매일 4시간 이상 걸으며 자기관리를 하는 취업준비생 강윤아(25) 씨가 출연한다. 그녀를 설명하는 또 한 가지 말은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윤아 씨는 9살에 ADHD와 틱장애, 자폐스펙트럼으로 인한 중증 지적장애를 진단받았다. 일상생활은 물론 의사소통까지 불가능했던 아이. 그랬던 윤아 씨가 올해 초 KBS 장애인 앵커에 도전하여 최종관문까지 올랐다.
윤아 씨의 변화는 중국어와 만남에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진학 후 우연히 듣게 된 중국어가 그녀에게는 기분 좋은 노랫소리처럼 들렸고,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과목이 10점대일 때 중국어만은 90점을 넘겼다. 주변의 격려와 칭찬이 이어졌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윤아 씨는 조금씩 달라졌다. 스스로 옷을 입고 머리를 묶고, 교복의 단추를 끼웠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이 가능해졌다.
지금의 윤아 씨를 있게 한 건 아빠 강유원(54) 씨. 14년 전 이혼을 하고 홀로 두 남매를 키운 그의 일상은 오로지 장애를 가진 딸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회사도 그만두고, 모든 인연을 끊은 채 딸을 위해 매진했다. 양파 껍질 우린 물로 딸의 머리를 지압해주고, 직접 고안한 집중력 훈련을 시키며 지극정성으로 윤아를 돌봤다. 윤아 씨의 말투, 표정 하나까지 유원 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돈벌이와 딸 중에 윤아 씨 돌보는 것을 선택했다는 아빠, 빠듯해지는 형편에 아끼고 절약하다 보니 살림에도 고수가 되었다는데. 옷과 양말은 꿰매어 입고, 고기가 먹고 싶을 때는 돼지머리를 통째로 사서 20인분의 순댓국을 만들어 낸다. 외롭고 막막한 현실에 극단적인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딸을 데리고 나가 무작정 걸었다. 절박함에서 나온 습관이 이어져 부녀는 지금도 하루에 20km씩 걷곤 한다.
스물다섯, 윤아 씨의 꿈은 장애인 앵커가 되고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 하지만 취업센터를 통해 수십 통의 이력서를 내봐도 감감무소식이다. 현실의 벽은 높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난생 처음 장보기 심부름하며, 혼자 동물원에 가고, 중국어 과외와 바리스타까지 도전하며 홀로 서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폭염이 시작된 6월, 아빠와 딸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화성에서 해남까지의 국토종단. 사실 윤아 씨 부녀는 2년 전에도 부산에서 서울까지 도보여행했던 경험이 있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발톱이 빠질 정도로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때의 희열과 보람은 인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경험. 다시 길을 떠난 두 사람은 부지런히 세상을 경험하고 소통한다. 길 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응원받으며 따뜻한 온기도 느낀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 길의 끝에 새로운 희망이 있으리라 믿으며 아빠와 딸은 함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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