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윤경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 만에 미국 유학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면서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채 10개월도 남지 않았고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지지자들에게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들의 말씀을 듣고 국민 속에서 길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귀국 일성에 정치권에선 사실상의 정치 활동 재개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귀국 현장 역시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공항 경찰 인력 추산 1000여 명의 지지자가 공항에 모였다. 입국장에서 나오며 대규모 지지자를 목격한 이 전 대표 역시 다소 놀란 모습이었다. 펜스를 사이에 두고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이 전 대표는 한층 결연해진 눈빛으로 귀국 인사말을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발언할 때는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취하는 등 메시지 하나하나에도 힘을 주는 듯했다.
이 전 대표의 귀국길에는 NY계(이낙연계) 좌장인 설훈 의원을 비롯해 이개호·김철민·박영순·윤영찬·이병훈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들 역시 이 전 대표가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봤다. 설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의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에 맞춰서 상임고문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 자신이 할 역할들을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전 대표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대선은 아직 남아 있어서 그렇게까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당이 위기에 처하면 당신 몸을 던져서 당을 구해내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민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총선 역할에 관해 묻자 "민주당에서 받은 혜택의 보답일 것"이라며 "당이 어려움에 처했으니 무엇이 어려운지 본인이 캐치해서 당이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방안과 대안,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윤영찬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조만간 정치 행보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이제 돌아왔으니 천천히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음미하고 또 본인이 가야 할 길에 대해 길지 않게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의 귀국과 사실상의 정치활동 재개 선언으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구심점이 없던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세 결집에 나설 수 있는 까닭이다.
친명·비명 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의원제 존폐 여부, 김은경 혁신위원회 활동 등에 따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바로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상당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7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지지층 역시 결집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당장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민주당 내 친명·비명 갈등을 키울 수 있어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12일(현지시간) 이 전 대표가 베를린자유대 강연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만큼 당분간은 정치 행보보다는 북 콘서트 등 강연에 집중하면서 주변 상황과 전면 등판 시점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NY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내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집필한 책 관련 북콘서트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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