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5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 간 민사 소송이 시작됐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수탁사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 한국예탁결제원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재판이 내달 첫 변론을 진행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0민사부(정찬우 부장판사)는 다음달 18일 NH투자증권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NH투자증권이 지난 2021년 10월 5일 법원에 소장을 낸 지 1년 9개월여 만이다.
손해배상 원고소가는 100억원이다. 피고인은 옵티머스운용의 공동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와 이정선 변호사, 하나은행, 예탁원, 김재현 전 옵티머스운용 대표, 윤석호 전 옵티머스운용 이사,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 이동열 전 옵티머스 2대주주 등 9명이다.
원고 측인 NH투자증권은 소송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 하나은행은 법무법인 화우와 케이에이치엘, 예탁원은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를 받는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 2020년 6월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불거졌다. 안전 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3천200여명으로부터 1조3천억원을 끌어모은 뒤, 투자금으로 부실채권을 인수하거나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해 5천억원대의 피해를 일으켰다.
금융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책임을 물어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을 전액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펀드를 판매하는 시점에 옵티머스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이 운용사의 투자제안서 등에만 의존해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설명해 착오를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고객 보호를 위해 2021년 5월 옵티머스 펀드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2천780억원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하나은행과 예탁원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를 목적으로 금융당국의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수용하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의 권리를 양수하는 사적 합의 형태를 취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하나은행·예탁원 등과 연대 책임하는 '다자 배상'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 책임이 있는 하나은행이 운용감시를 소홀히 해 제안서와 달리 펀드 자금이 사채 등에 운용되는 것을 묵인·방조했다는 것이 NH투자증권 측 주장이다. 예탁원에 대해서도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산명세서 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오인토록 만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 무죄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나은행은 내달 18일 항소심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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