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이 기술주 매수에 다시 나서면서 사흘 연속 떨어졌던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하락세를 멈추고 오른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떨어지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각국의 긴축이 이어져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81포인트(0.01%) 하락한 3만3946.71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6.20포인트(0.37%) 오른 4381.89로, 나스닥지수는 128.41포인트(0.95%) 뛴 1만3630.61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약보합세로 마감하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US뱅크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 전략가는 "나스닥지수가 오늘 올랐지만 어제는 하락했다"며 "증시가 일시 정지 모드에 있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강세장과 약세장 사이의 힘겨루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하락한 주요 기술주들을 낚아챘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테슬라 주가는 장 초반 내내 하락하다 결국 상승 마감으로 돌아섰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과 다름없는 ‘동일비중’으로 수정했다.
사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테슬라를 지지해온 인물이다.
아마존 주가는 4% 넘게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8% 상승했다. 애플은 이날 오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1% 이상 올랐다.
보잉의 공급업체 스피릿에어로시스템스의 주가는 캔자스 공장에서 노동자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9% 이상 빠졌다.
보잉 주가도 3% 넘게 고꾸라지며 다우지수를 짓눌렀다.
S&P500지수는 전날 0.5% 하락하며 6월 들어 최악의 하루 실적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현재 주간 수익률로 0.6% 내려앉아 5주 연속 상승 기록을 끊을 태세다.
지난주 S&P500지수는 1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전날 하락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연관 있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나기만 바랐던 투자자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버든스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메건 혼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연준뿐 아니라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아직 인플레이션 전쟁에 매달리고 있어 필요할 경우 성장까지 희생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한 106.7을 기록해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수정치와 같은 2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시장의 예상치인 25만6000명을 웃돈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을 중단시키려면 고용시장이 크게 둔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존 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0.2% 증가한 연율 430만채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주택 지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안정되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2달러(4.16%) 하락한 배럴당 69.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영국·스위스·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인 0.50%포인트,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0.50%포인트 인상했다. 게다가 두 중앙은행 모두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0.25%포인트 인상해 여전히 긴축 모드에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의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시장분석업체 CMC마케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점차 낮추는 데 집중해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로 유가는 전날 1주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반응했다"며 "잉글랜드은행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큰데다 연준은 계속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해 수요 기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줄었으나 휘발유 재고가 증가한 점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6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83만1000배럴 감소한 4억6329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인 1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준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47만9000배럴 증가한 2억2140만2000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 예상치는 50만배럴 감소였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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