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망은 정신능력에 장애가 발생해 의식과 인지 기능이 급격히 변하는 상태를 말한다. 지금 있는 장소나 시간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거나 사람을 못 알아보고 간단한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자칫 치매와 혼동할 수 있다. 섬망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노인이나 중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저체중의 고령자일수록 정상체중의 고령자보다 섬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주영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고유진 강사는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의 섬망 발생률이 정상체중 환자(BMI 18.5~25)보다 1.5배 이상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비만여부를 지방의 양을 추정해 비만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이 연구는 2013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50세 이상 환자 5622명을 저체중과 정상, 과체중, 비만 그룹으로 나눈 뒤 진행됐다. 이들 중 섬망이 발생한 환자는 1069명(19%)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선행연구에서 영양실조와 근감소증이 섬망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영양실조와 근육량 감소를 반영하는 지표인 BMI에 주목했다. 영양실조와 근육 소실은 염증 발생, 뇌 혈류 공급 저하 등으로 이어져 섬망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에서 체중과 섬망 발생 간 관련성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현대인 대부분이 과체중과 비만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노인층, 특히 중환자의 경우 저체중도 위험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체중과 달리 비만이나 과체중은 섬망 발생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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