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북부의 한 도시에서 '모르몬 귀뚜라미'로 불리는 곤충이 떼로 출몰해 집과 도로 등을 뒤덮으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최근 네바다주 엘코시 주민들이 촬영한 모르몬 귀뚜라미 떼의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와 공유되고 있다.
주택가를 뒤덮은 모르몬 귀뚜라미 / 이하 틱톡
고속도로를 덮친 모르몬 귀뚜라미
도로 위에 빼곡한 모르몬 귀뚜라미
틱톡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모르몬 귀뚜라미 떼가 주택가 외벽과 기둥, 창문 등을 빽빽이 뒤덮고 있다. 새까맣던 아스팔트 도로를 온통 흑갈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다른 SNS에서도 이들 곤충의 습격을 받은 집 사진과 이로 인한 주민들의 호소가 연일 전해지고 있다.
모르몬 귀뚜라미는 실제로는 귀뚜라미가 아니라 여칫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성체의 크기는 3.8∼5㎝ 정도로,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기거나 뛰어다닌다.
모르몬 귀뚜라미라는 이름은 1800년대 모르몬교 신자들이 정착한 유타주에 이 곤충들이 떼 지어 나타나 경작지를 망친 사건에서 유래했다. 수컷이 귀뚜라미처럼 울어 모르몬 귀뚜라미로 불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 곤충이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에서 잘 번식하는 습성을 지적하면서 미 서부에서 최근 가뭄과 온난화가 심해짐에 따라 개체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 농림부는 지난 몇 년간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살충제와 곤충 성장 조절제 등 약품을 살포해 왔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모르몬 귀뚜라미는 농작물을 먹어 치워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개체 수가 많아지면 토양 침식과 수질 악화 등을 일으켜 목초지와 경작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네바다주립대는 경고했다.
게다가 이 곤충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서로를 잡아먹는 습성까지 있다.
사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새로운 개체를 유인하는 미끼가 되기에 퇴치도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네바다주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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