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가격 인하 ‘권고’에도…라면업계 쉽지 않은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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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부 가격 인하 ‘권고’에도…라면업계 쉽지 않은 모양새

더리브스 2023-06-20 11:04: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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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라면업계가 가격 인하 고민에 빠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제 밀 가격이 라면 값 상승 때보다 내렸기에 (가격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라면 값을 인하하라는 권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라면업계 3사는 지난해 말 라면 값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호조세에 접어든 라면업계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에 대한 정부의 언급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라면업계 3사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라면 값 인하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지만 시행되기에 어렵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가격인상 영향으로 호실적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는 지난해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라면 값을 인상한 바 있다. 실제 농심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은 오뚜기와 삼양식품으로 번져 도미노화됐다.

특히 이들은 각 11.3%, 11%, 9.7%를 인상했고, 이 인상으로 두둑한 잇속을 챙기기도 했다. 농심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6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의 영업이익도 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올 1분기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추경호 부총리, 라면 가격 인하 ‘권고’


라면 가격 인상의 여파는 소비자들 외에도 정부 관계자의 입을 열게 만들었다. 추경호 부총리는 최근 국제 밀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기 때문에 라면 값도 적정하게 인하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단체와 업계에서 움직여주길 바라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추 부총리는 “국제 밀 가격과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라면 값을 지난해 9월과 10월에 많이들 올렸는데 1년 전 대비 지금은 약 50% 밀 가격이 내렸다”며 “(라면 값) 적정하게 가격을 내리든지 대응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밝혔다.

나아가 추 부총리는 소비자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가격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길 원했다. 추 부총리는 “라면과 같은 품목들은 사실 시장에서 업체와 소비자 간에 시장에서 결정해 나가는 가격”이라며 “소비자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견제와 조사를 해서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내부에서 밀 가격이나 라면 가격에 대해 이미 검토 중이었다”라며 “이번 주 안으로 성명서가 배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추후 활동에 대해서는 지금 계획 중이며 치열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하 쉽지 않아”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정부 관계자의 입방아에 오르면서 불거진 라면 가격. 이를 두고 라면 3사는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가격 인하는 시행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라면업계에 당장 미치는 영향이 적을뿐더러 이제 막 수익성이 개선된 업체들 입장에서 가격 인하를 섣불리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농심은 가격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다각도로 고민하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사전에 협의나 통보가 있었던 상황이 아니라 갑자기 말씀을 주신 것”이라 “회사 내에서 서로 논의를 하고 고민을 시작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오뚜기 관계자도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갑작스레 방송에서 말씀하신 부분이라 공식적인 대책은 없고,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에 대해 다방면으로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가격 인하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밀 시세에 대해 언급을 주셨지만 저희는 밀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고 제분사에서 가공된 밀가루를 구입하는 상황”이라며 “또 제품을 만드는 데 밀가루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분 가루나 기타 에너지 비용 등이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라면 값을 인상했던 부분도 수개월간 원재료가 인상됐던 부분이 누적돼서 인상을 진행했던 부분”이라며 “국제 밀 가격이 떨어졌어도 당장 반영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양식품도 가격 인하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현재 가격 인하 계획은 없지만 국민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원 기자 cjw@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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