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전격 사임 “6월 모의평가, 기관장으로서 책임”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백윤호 기자]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전격 사임했다.

19일 평가원 보도자료를 통해 이 원장은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오랜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고 계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임에 대해 “2024학년도 수능의 안정적인 준비와 시행을 위한 것”이라며 “평가원은 수능 출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 2024학년도 수능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감사 계획 발표되고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며 “의사 결정을 하는데 외부 압력이나 사퇴 종용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尹 수능발언 여파 계속 평가원장 사임 첫 사례

이 원장의 사임은 尹 대통령의 수능 발언이 나온지 나흘만이자 교육부가 수능 출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감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지 사흘만의 일이다.

지난 16일에는 6월 모의평가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이유로 교육부 대입담당 국장이 결질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수능 출제를 주관하고 있는 평가원장까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로 인해 ‘물수능’이 아니라는 해명에도 학부모와 수험생의 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고민 소홀히 하는 정부 당국자가 생긴다면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

앞서 尹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두고 여당은 교육부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공정한 수능의 의지를 담은 지극히 타당한 대통령의 발언을 교육부가 국민들에게 잘못 전달하면서 혼란을 자초한 것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책임 있는 직책에 있는 정부 부처 관계자는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와닿는 파급력이 큰 사안에 대한 고민을 소홀히 하는 정부 당국자가 생긴다면 그 책임을 엄격하게 물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앞으로 공정한 수능이 되도록 공교육 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겠다”며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교육부 수장으로서 모든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정부가 방치한 사교육 문제, 특히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힘든 와중에 학원의 배만 불리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도 신속하게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교육부 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민주당 “국민의힘과 이주호 장관 해명영역 낙제점”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대통령의 잘못에도 윤비어천가 불렀다”며 비판에 나섰다.

19일 박성준 대변인 서면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낯 뜨거운 용비어천가는 멈춰야 한다”며 “대통령이 수사 지휘하듯 교육 정책을 뜯어고치려고 하는데 대통령 칭송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능을 불과 다섯 달 앞두고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던진 지시에 학생과 학부모는 혼란에 빠졌다”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잡이로 지시를 내리는 대통령과, 대통령의 말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칭송하기 바쁜 정부여당을 국민께서 신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지시를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며 “대통령의 말실수에도 윤비어천가 부르는 국민의힘과 교육부 장관은, 국민 해명영역 낙제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