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귀공자' 김선호 ② "이런 게 영화배우!" 그는 지금 일희일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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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터뷰] '귀공자' 김선호 ② "이런 게 영화배우!" 그는 지금 일희일비 중

한류타임스 2023-06-19 17:37: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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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던 배우였다. ‘1박2일’ 시즌4로 사랑받기 시작하더니,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대박을 쳤다. ‘홍반장’의 매력과 김선호의 재능이 함께 터졌다. 많은 시나리오가 김선호를 수없이 노크했고, 광고계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지옥불처럼 핫한 배우의 탄생, 마치 온 세상이 천국처럼 달콤했을 순간이었다.

하지만 진짜 지옥으로 떨어졌다. 사생활 논란이 터졌다. 진위 여부를 떠나 사람들이 그를 헐뜯었다. 진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그의 이미지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화려했던 조명의 스위치가 꺼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끔찍했던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 강제로 부여된 시간이었지만, 멀리 본다면 인생 공부가 됐을 세월이었다.

약 2년의 시간을 멀리 돌고 돌아 김선호가 돌아왔다. 그가 들고 온 작품은 영화 ‘귀공자’다. ‘귀공자의 귀환’, ‘돌아온 귀공자’ 등 웃으며 사용하기 딱 좋은 제목이지만, 김선호는 비장하다. 자신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자, 연극 이후 본격적인 복귀작이 될 작품이었다. 또한 영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논란을 묵묵히 포용했던 박훈정 감독과 제작진의 피땀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영화 ‘귀공자’에서 프로 살수 ‘귀공자’를 연기한 김선호와 한류타임스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잔혹하지만 여유로우며, 뜬금없는 유머 포인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끔 정이 넘치는 ‘귀공자’와 만남, 말 그대로 팔색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배우 김선호가 가진 매력이 그만큼 다양했기 때문이라는 걸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첫 영화인데 호평이 넘친다.
사실 잠도 안 자면서 반응들을 보고 있다. 좋은 평을 써주시면 “아싸!”하며 좋아하다가도 ‘아! 아직 개봉도 안 했지’라며 현타가 온다. 그렇게 일희일비하고 있다. 개봉 후에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

프로모션도 많을 거다. 오늘 인터뷰도 그렇고, 무대인사도 있다.
인터뷰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힘들 거다”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다. 많은 기자님들이 우리 영화 때문에 오셔서 인터뷰를 한다는 게 신기하고 낯설다.

무대인사는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 전 영화를 극장에서 정말 많이 보는 편이었다. 제 영화 보는 성향은 포스터, 예고편 정도 보고 ‘재미있겠다’ 싶으면 바로 극장으로 가는 편이다. 감독님이나 배우 이름은 크게 신경 쓰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영화 시작 전에 배우들이 들어오는 거다. 인사를 하는데 너무 신기했다. 이번에도 코엑스 메가박스 뒤쪽이 그렇게 복잡하게 연결됐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쪽 저쪽 관을 들어가는데 뭔가 기분 좋았다. 이런 게 영화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인가 싶고, 뭔가 특별했다.

다만 전 제가 무대인사나 간담회 같은 곳에서 말을 잘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이라 너무 떨렸고, 긴장했고, 정신이 없었다. 시사회에서 말 못 하는 것에 대해 충격 먹었다. 강우 선배 덕분에 살았다.

김강우 씨 이야기도 해보자.
정말 다들 “김강우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멋진 연기를 해 주셨다. 우리 영화가 제주도에서 촬영해서, 어차피 쉬는 날 할 일이 없었다. 현장에 맛있는 거 사들고 놀러 가는 게 일이었다. 정말 디테일하게 연기하신다. 특히 호흡을 작게 쓰시는데도 딕션이 너무 좋다. 배우로서 기술도, 집중도 배울 게 많았다. ‘아! 저런 것이 프로지!’라며 감탄했다. 

태주 씨는 어땠을까?
성실하다. ‘연기를 잘 한다’고 느낀 지점은 눈빛이다. 아우라가 남다르다. 그리고 영어를 독학했단다. “왜 이렇게 영어를 잘 해? 해외 나간 적 있어?”라고 물어봤는데, 가본 적도 없단다. 정말 부러웠다. 내가 신인 땐 그렇게 못 했다. 일찌감치 잘 하고 있으니, 더 잘 하게 될 거다. 그게 참 부러웠다.

고아라 씨와 호흡도 궁금하다.
연기 선배시다. 현장 분위기를 많이 접했던 친구이기에 항상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었다. 이번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대단했다. 정말 대본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고민해서 촬영을 왔다. 담배도 연습했다. 저도, 그 친구도 비흡연자다. 저 역시 해봐야 할 거 같아서 따라 연습했다.


귀공자가 많이 하는 말이 “프로”인데, 김강우 씨를 향해 “프로”라고 말하는 게 재밌다.
프로 배우라는 말이야 재미있자고 하는 말이다. 그저 제가 존경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프로다. 가끔 일상과 연기가 따로인 것 같은 분들이 계신다. 우리 현장엔 술을 많이 드시는 분이 없으셨지만, 연극할 땐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도 연기에 들어가는 선배들도 계셨다. 정말 연기할 땐 눈부터 달라진다. 고도의 집중력 같다. 

박훈정 감독과 작업은 어땠을까? 서로 좋았으니까 차기작 ‘폭군’까지 함께 가게 됐을 텐데.
제가 감히 연출자로서 감독님을 이야기할 건 없다. 전 초반에 질문이 많은 편이다. 연출자와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다. 사람은 살아온 인생이 다르기에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나뭇가지 하나를 봐도 누구는 ‘쓸쓸하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감독님의 디렉팅을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생긴다. 대화를 많이 나눠야 서로의 언어를 이해한다. 덕분에 ‘폭군’ 찍을 땐 질문도, 디렉팅도 별로 없었다. “선호야, 더 해봐!”라고 말씀하시면 누군가는 ‘재미있게 더 해봐’로 알아들을 수 있겠지만, 이젠 ‘맛있게 더 해 봐’인 것을 알아들을 수 있다.

감독님은 형 같으셨다. 그리고 쿨하시다. 그래서 이번 시사회 때 긴장하시는 걸 보고 너무 놀랐다. 제가 “감독님, 말 굉장히 못 하시네요?”라고 했다. 알고 보니 긴장하시는 타입이셨다. 평소엔 유쾌하시고 남자답다. 전형적인 리더이자 재미있는 형이다.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했고, 맛집도 많이 다녔다. 특히 제주도에선 잠잘 때 빼고는 늘 붙어 다녔다.

‘폭군’을 넘어 ‘귀공자’ 속편도 함께 하는 거 아닐까?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잘 돼서 후속편을 한다면”이라며 스토리를 짜본 적 있다. 전 마음을 비우고 있다. 절 불러 주시면 가는 거다. 감독님께서 “싸우지 않는 한 김선호와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싸우는 건 말이 안 된다. 전 형과 어른들에게 까불지 않는 편이다. 말을 잘 듣는다. 말씀하신 것처럼 조련이 잘 되는 편이다. 하하.

제주도 촬영과 태국 촬영은 어땠을까?
먼저 제주도는 원 없이 살아봤다. 식당 이모님들과 친해져서 부모님 모시고 다시 찾아가기도 했다. 제주도가 감독님의 색깔과 잘 맞는 것 같다. 뭐랄까? 누아르적인 필름색? 감독님도 “제주도의 광(빛)은 조금 느낌이 달라”라고 하셨다. 확실히 도심의 하늘빛과 다르다. 그 말씀을 태국에 가보니 이해가 됐다. 같은 카메라로 찍는데 빛이 달랐다.

태국은 처음 가봤다. 박훈정 감독님과 공항을 걸어가는데 누가 "홍반장!" 하고 불렀다.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고개 돌려보니 현지인이셨다. 공항 직원분이셨는데 '어떻게 알고 계시지?'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공항 분들도 "홍반장! 홍반장!"하면서 손을 내밀어 주셨다. 사실 체감을 못하고 있었다. '갯마을 차차차'를 보셨어도 소수의 몇 분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알아보셔서 감독님도 당황하셨다. 촬영 내내 팬분들이 찾아오셔서 감독님이 계속 신기해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 팬미팅도 기대되겠다.
팬미팅은 고마워서 하는 거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길을 찾다가 보니 직접 가서 전하는 방법이 있었다. 사실 전 진짜 어설프다. ‘내가 무슨 노래를 노래를 한다고’라며, 현타가 올 때가 있다. 박자도 매번 틀린다. 그럴 땐 정말 울고 싶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다. 


대 OTT 시대다. 해외 진출, 글로벌 배우를 향한 꿈은 없을까?
배우가 쓰임을 당하는 것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돼’라거나, ‘김선호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야’, ‘김선호는 연기가 늘어가고 있어’ 등 그런 쓰임이 글로벌 배우보다 중요하다. 전 레퍼런스가 되는 작품이 나오길 꿈꾼다. 

무슨 뜻일까?
전 선배들 덕에 연기를 빨리 배웠다. 선배들이 레퍼런스가 돼 준 덕분이다. 모든 연기는 처음이 어렵다.  예를 들어 히스 레저의 ‘조커’도 그렇다. 그 시작이 어려웠을 거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연기를 따라 하는 건 어렵지 않다. 저 역시 레퍼런스를 참고했고, 앞으로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선호의 레퍼런스는 누구였을까?
오만석 선배가 어떤 프로젝트 공연의 연출님이셨다. 선배가 대본을 13번을 보셨다. 한 번 보고 잠깐 쉬고, 다시 보고 잠깐 쉬고, 그렇게 13번을 보고 작품에 임했다. 선배의 그런 태도를 배웠던 것 같다. 

전 참 단순하고 순수했다. 배성우 형이나 김소진 누나에게 "연기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라고 대놓고 묻기도 했다. 배성우 형은 "왜 안 돼?"라며 되묻기도 하셨고, 소진 누나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이야기하셨다. 어려운 이야기였다. (조)정석이 형한테도 많이 배웠다.

어려울 때 '만약 그들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덕분에 제 배우 경험, 연기 경험이 넓어졌고, 더 빠르게 공부할 수 있었다. '아마 그들이 없었다면 안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사진=스튜디오앤뉴

 

권구현 기자 kkh9@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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