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는 2명의 ‘동희’가 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내야수 한동희(24)와 4년 뒤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들어온 외야수 윤동희(20)다.
요즘 롯데 팬들은 윤동희만 보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다. 2년 차 신예 윤동희는 올 시즌 롯데의 라이징 스타다. 4월 말부터 1군 엔트리에 합류한 그는 19일까지 38경기 출전해 타율 0.298(121타수 36안타) 2홈런 15타점 장타율 0.388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단 역사상 최연소 4번 타자로 출전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신동빈(68ㆍ롯데그룹 회장) 구단주가 경기장을 직접 방문한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결정적인 3점포를 터뜨리면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18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2루타 2방을 비롯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의 4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약관의 신예 윤동희는 1군에서 경험을 쌓으며 한 뼘씩 자라고 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18일 SSG전 7-2 승리 후 만난 그는 “하나하나 다 얘기하면 밤을 새워야 할 정도로 올해 1군에서 뛰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며 “올해 잘 배워서 앞으로 더 멀리 내다보고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힘줬다.
‘또 다른 동희’ 한동희는 시즌 초반 부진에 빠져있다. 2018년 입단 첫해부터 롯데 주전 선수로 도약한 그는 지난해 타율 0.307로 데뷔 후 첫 3할 타율을 기록하고 14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올해는 47경기에서 타율 0.232(168타수 39안타) 2홈런 22타점 출루율 0.291 장타율 0.310 OPS 0.601로 ‘이대호 후계자’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고 있다.
한동희는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갔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결과가 안 좋아서 더 세게 치려는 경향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방향성을 가지고 더 가볍게 치자는 생각으로 연습을 자주 했다”며 “2군에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으니까 방향성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멘털적으로도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한동희는 18일 SSG전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날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2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이후 16일 만에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기록했다. 경기 뒤 한동희는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다가 결과가 안 좋아 소극적으로 변하는 듯싶었다. 그래서 오늘도 더 적극적으로 치자는 생각에 초구부터 공략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잘 맞힌 타구가 잡히니까 더 나 자신과 싸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상대 투수만 생각하고, 잡혀도 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하나씩 풀어간 게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라고 밝혔다.
두 동희는 이날 5안타 3타점을 합작했다. 한동희는 윤동희와 동반 활약에 대해 “(윤)동희를 보면 그라운드 위에서 여유가 넘쳐 보인다. 자신감 있게 스윙하니까 좋은 결과도 나오는 듯싶다. 내가 봐도 정말 야구를 잘한다고 느낀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될 듯싶다”고 웃었다.
이날 SSG전처럼 ‘큰 동희’와 ‘작은 동희’가 함께 웃어야 롯데가 산다. 한동희가 예전처럼 장타력을 뽐내고 윤동희가 꾸준히 성장한다면 롯데 타선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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