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가 박스오피스 조작 의혹에 휩쌓였다.
경찰은 지난 13일 관객 수를 허위로 집계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 영진위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CGV ·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와 쇼박스·키다리 스튜디오·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키다리 스튜디오 측은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인정했으나,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영화는 2021년과 2022년 개봉한 ‘비상선언’,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그대가 조국’ 등을 포함해 약 70여 편이다.
경찰은 새벽 시간대 영화표를 예매했다가 취소하는 방법으로 관객 수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비상선언’은 개봉 당시에도 새벽 시간에 모두 매진되는 기이한 현상이 포착되면서 예매율과 관객 수를 인위적으로 높이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당시 쇼박스는 메가박스에서 심야 상영 이벤트를 두고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일단락 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테스트 데이터가 정상 발권으로 간주돼 예매율과 박스오피스에 집계된 사실이 드러났고, 영진위 측은 발권 취소 데이터를 받아 관객 수를 바로잡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역시 2021년 5월 개봉 시, 유령 상영으로 박스오피스 조작 의혹이 일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CGV에서 여러 회차 매진되며 개봉 5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가 24위에서 이틀 만에 4위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영진위는 배급사와 영화관 측에서 프로모션으로 계약한 티켓을 발권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배급사가 흥행을 위해 입장권을 발권하는 멀티플렉스와 입을 맞춰 관객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이번 수사로 박스오피스 조작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쇼박스, 키다리 이엔티, 엣나인필름
함상범 기자 kchsb@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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