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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도 없고, 김민재(나폴리)도 없었습니다. 큰 공백 속에 한국 대표팀은 페루와의 A매치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끝내 0-1로 패배했지만, 누구보다 이날 빛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2001년생의 이강인(마요르카)입니다. ‘차세대 간판’이라는 수식어로 종종 불리는 그지만 그는 이미 현세대의 간판이 됐습니다. 명실상부한 ‘에이스’였습니다.
2023년 6월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배했습니다. 한국과 페루의 역대 전적은 1무2패가 됐습니다. 클린스만호도 지난 3월 출항 후 3경기서 1무2패, 첫 승리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습니다.
이번 대표팀은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이 각각 기초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빠졌고,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스포츠 탈장 수술 여파로 벤치에서 대기했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컸습니다.
PSG에서 부르는 사나이…2001년생 이강인은 ‘에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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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불안과 아쉬운 결정력 등 공백의 아쉬움이 컸지만 소득은 있었습니다. 주축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낸 이강인이 등장했습니다.
공격 전개를 위한 전진력, 수비 압박을 벗겨내는 몸싸움과 개인기, 송곳 같은 패스, 머리에 가져다주는 ‘택배 크로스’. 모자란 것이 없었습니다.
이강인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수비수 2명의 방해에도 공을 소유하면서 반칙을 얻어냈습니다. 전반 26분에는 문전으로 뛰어드는 이재성(마인츠)을 보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대각선 롱패스를 공급하는 등 전천후로 활약했습니다. 이강인은 전반 34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한 왼발슛을 때렸고, 페루 골키퍼가 힘겹게 크로스바 밖으로 쳐냈습니다. 한국의 첫 번째 유효슈팅. 이후에도 이강인은 계속 번뜩였습니다.
양 측면을 번갈아 오가며 개인 능력을 활용해 팀 전체의 기세를 끌어 올렸습니다. 이강인은 수비수 여러 명이 붙어도 자신감 넘치는 개인기로 공 소유권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한국은 여러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소극적인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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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로 뒤진 한국은 후반에도 이강인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습니다. 후반 28분에는 위협적인 헤딩 슛으로 직접 상대 골문을 노리기도 했습니다.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왼 측면에서 크로스가 교체로 들어온 조규성(전북)을 지나 자신에게 향하자 강하게 머리로 내려찍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습니다.
4분 후 오른 측면에서 왼발로 올린 번뜩이는 크로스는 수비수 2명 사이에 있던 조규성에게 정확히 전달됐습니다. 하지만 조규성의 헤더가 골대 옆으로 스쳐 지나가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한국의 공격은 이강인으로 시작해 이강인으로 끝났습니다. 그만큼 여러 찬스가 골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 아쉬움에 남습니다.
경기 후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돼 상을 받았지만 이강인의 얼굴에는 전혀 기쁨이 없었습니다. 팬들은 '이강인이 최고였다'고 하지만 이강인에게는 오직 '팀이 패했다'는 자책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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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이날 경기 직후에도 팀 패배에 충격을 받아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대표팀 주장이자 스포츠 탈장으로 인해 벤치를 지킨 손흥민이 이후 나와 이강인을 위로하기도 했지만 이강인의 표정은 전혀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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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패배가 익숙지 않고 한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과 승리를 안기고 싶었을 것이기에 이강인은 패배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습니다.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고 향상심도 큰 선수라는게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16강 브라질전에서 대패할 때 그 어떤 선수보다 분개하고 패배에 아쉬워한 이강인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현재의 이강인,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할 이강인을 만드는 요소일지도 모릅니다.
MOM 사진에서 마저 승부욕이 보이는 그의 표정에 누리꾼들은 "평가전인데도 경기가 끝난 후 아쉬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이강인의 모습이 대한민국 축구팬을 설레게 한다." ,"강인이만 보면 울컥..얼마나 간절하고 절실하게 하는지 느껴진다. 강인아 사랑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강인, PSG 이적설에 "A매치 끝나면 결정되지 않을까요"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이날 이강인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최강팀 파리생제르맹(PSG) 이적설에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6월 16일 이강인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0-1 패)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PSG 이적설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여기서 뭘 얘기해주길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에 다 결정될 것"이라며 "지금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 대표팀에 와 있고, 집중할 뿐이다. 소속팀도 마요르카 선수"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6월 13일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이강인이 국가대표팀 소집에서 복귀하면 PSG와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PSG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습니다.
아울러 이강인이 이미 파리에서 메디컬 테스트까지 완료했으며, 이적료는 최대 2000만 유로(약 275억원)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강인의 PSG 이적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강인은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경기에 출전해 6골 7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복수의 유럽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애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이적이 거론됐으나, PSG가 뛰어들면서 프랑스행이 유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강인은 지난 12일 대표팀 합류 후 미디어와 인터뷰를 피해 왔습니다.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돼 취재진 앞에 선 이강인은 PSG 이적설을 묻는 말에 "이적을 한다면 대표팀이 끝나고 이적하든지, 잔류하든지 결정될 것"이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이적과 관련된 협상 때문에 말을 아끼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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