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사칭하는 계정에 희귀병을 앓는 딸을 도와달라며 메시지를 보냈다가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네티즌의 사연이 화제다.
다만 이 회장이나 삼성전자가 관여하거나, 이 회장 사칭 계정이 이 같은 사연을 삼성서울병원에 전달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뮤코리피드증을 앓고 있는 딸을 둔 어머니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인스타그램은 아니겠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서 우리 아이의 치료제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이렉트 메시지(DM)을 습관적으로 보냈는데 오늘 기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딸이 낮잠 자는 시간에 지역번호 02로 전화가 와서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받았는데 삼성병원 조성윤 교수였다"며 "뮤코지질증 2형(뮤코리피드증) 치료제를 만들기로 했고, 상상도 못했는데 세상에 확정 전화를 주셨다"고 강조했다.
뮤코리피드증은 골격계 이상, 정신 지체 등을 유발하는 유전병으로, 세계적으로도 환자가 수백 명밖에 되지 않는 희귀병이다.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만 보면 이 회장 사칭 계정 운영자가 메시지를 삼성 측에 전달했고, 삼성서울병원이 즉각 희귀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까진 훈훈한 미담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예상과 달랐다. A 씨는 추가 글을 통해 "항상 뮤코지질증2형을 마음에 걸려 하셨던 조성윤 교수님이 내리신 결정"이라며 "이 회장이 보고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 조 교수는 희귀질환용 유전자 치료제 신약 개발 국책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연구에 필요한 피부 세포 기증을 요청하기 위해 A 씨에게 연락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 관계자는 "계정주가 삼성에 연락한 적은 없다"며 "이재용 회장과 치료제 개발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인지도가 높은 총수를 사칭하는 계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재용 회장 사칭 계정은 팔로워만 38만 명이 넘는다.
기업들은 사칭 계정이 경영 활동 사진이나 뉴스를 게재하는 정도라면 제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계정이 스팸 광고나 악의적인 루머에 악용될 수 있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계정을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점에 우려스러운 지점은 있다"면서도 "계정을 제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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