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정.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는 경쟁보다 독주였다. 최정은 지난달까지 46경기에서 8홈런을 쳐 채은성(한화 이글스)과 공동 5위에 머물렀다. 반면 5월에만 9홈런을 날린 박동원(LG 트윈스)의 홈런 그래프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일각에선 2004년 박경완(34홈런) 이후 19년만의 ‘포수 홈런왕’ 탄생에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박)동원이가 조금만 더 욕심을 낸다면 홈런왕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홈런 레이스도 경쟁체제로 돌아설 조짐이다. 올 시즌에도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혔던 최정이 대항마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정은 6월 첫날(1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2홈런)부터 맹타를 휘둘러 금세 홈런 부문 2위로 올라섰다. 2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아치를 그린 그는 1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또 한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홈런 페이스가 빨라졌다. 다소 더뎠던 4월(24경기·4홈런), 5월(22경기·4홈런)에 비해 6월(9경기·4홈런)에는 손맛을 자주 보고 있다. 올 시즌 14홈런을 터트린 박동원과 간격도 어느새 2개 차이로 바짝 좁혀졌다.
최정의 방망이가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차 뜨거워진 것은 장타율의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개막 이후 3개월간 월간 장타율은 0.473→0.494→0.758로 치솟고 있다.
SSG 최정. 스포츠동아DB
최정은 홈런왕을 3차례(2016·2017·2021년) 차지한 KBO리그의 대표 강타자다. 홈런왕에 처음 오른 2016년에는 6월까지 22홈런을 친 에릭 테임즈(전 NC)를 7개 차이로 쫓는 입장이었지만, 7월부터 2개월간 19홈런을 몰아친 뒤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려 끝내 테임즈와 공동 홈런왕(40개)에 등극했다. 2021년에는 개막 첫 달만 해도 중위권에 머물다가 5, 6월 들어 1위를 압박하기 시작하더니 다른 후보들이 주춤할 때 홀로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정이 올 시즌에도 가장 많은 아치를 그려 역대 최다 홈런왕 기록에 한 발짝 더 다가설지 궁금하다. 역대 최다 홈런왕 기록은 5차례씩 수상한 이승엽과 박병호가 보유하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정이는 18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정도로 대단한 선수인데, 기록을 의식하는 선수인지 잘 모르겠다”며 “어쩌면 (기록을) 신경 쓰지 않아서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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