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천안시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승용, 승합, 화물 자가용 차량에 부여할 번호를 매주 월요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공지하고, 예고된 번호 중 무작위로 추출된 10개의 범위 내에서 자동차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 서비스는 시민들의 알 권리 충족, 차량등록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등록 예정 번호 문의 등의 잦은 민원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돼 등록시간을 단축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초반에는 사업의 취지에 맞게 진행되는가 싶었지만, 추진되는 동안 누구나 원할만한 번호를 전문적으로 매매하는 업자가 지속적으로 느는 등 악용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전문업자들이 골드번호를 획득해 폐차 직전의 차에 부착, 돈벌이 수단인 '번호값'으로 변질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다고 판단, 시는 2022년 4월 중순부터 이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실제 행운의 숫자로 불리는 7777, 돈을 많이 번다는 숫자인 8888 등 특정 숫자나 천사를 뜻하는 1004, 연속되는 숫자인 1234 등 일명 '골드번호'가 공지되면 상당한 민원이 발생해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천안뿐 아니라 다수의 지자체들이 자동차등록번호 예고제를 앞다퉈 실시했지만, 악성 민원에 견디지 못해 결국 1년 넘게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시 관계자는 "골드번호가 공지됐던 주간이면 업무가 마비돼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힘들었다"며 "시민들의 알 권리를 지켜주고 싶지만, 악성 민원으로 재개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천안시는 자동차등록번호 예고제가 없어진 이유 등을 시민에게 밝히지 않은 채 서비스를 중단하다가 중도일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8일 공지문을 뒤늦게 올렸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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