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좌관(이하 특보)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지난 2015년 논란됐던 그의 아들의 학폭(학교폭력)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특보는 지난 8일 학폭 사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전면 부인 했지만, 당시 피해 학생들의 증언에 이어 외압 증언마저 나오는 등 의혹은 여전한 상태다.
이 특보의 아들 학폭 의혹은 지난달 31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당시 학폭 피해학생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꺼내든 바 있다. 장 의원이 확보한 진술서를 보면 피해 학생들이 당한 피해 사실은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이날 장 최고위원은 "방통위원장 내정 가능성이 높은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정순신 전 검사의 아들보다 강도가 훨씬 높은 학폭 가해자로 밝혀지고 있지만, 학폭위조차 열지 않고 은폐했다"며 "사건 발생은 2011년이지만 이명박 정권이 끝나고, 4년 후 2015년에야 서울시의회 조사특위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공개한 진술서에서 "이○○(이동관 특보 아들)은 작년 3~4월부터 이유 없이 팔과 가슴을 수 차례 때렸고, 선택과목 시간에 복싱, 헬스를 배운 뒤 연습을 한다며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 "이○○는 친구와 저를 같이 불러서 어떨 때는 나보고 친구를 때리라고 말하고 때리지 않으면 안 때린다고 나를 때렸다", "이○○은 기숙사 복도에서 친구와 싸움하라고 시켰다. 나는 친구와 싸우지 않았는데, 이○○은 '그럼 둘 다 맞아야겠네'라며 이유 없이 때렸다"는 등의 증언을 공개했다.
해당 진술서를 공개한 장 위원은 "문제가 있다면 나를 고발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좌관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당시 상호 물리적 다툼은 사실이나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으며 학폭 형태는 사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이라며 "당시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폭 발생 당시 이 특보가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前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통화를 하는 등 사건 무마를 위해 통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이 특보는 "(학폭과 관련해)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MB정부 실세였던 이 특보와 더불어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대 경영학과 동기이기도 하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당시 학폭위 소집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이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 9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하나고에 재직했던 A씨는 "(학폭위를 소집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교과 담임 중 한 명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당시 교장이 회의에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해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하나고 교사 B씨도 "당시 김 이사장이 내 앞에서 '이 특보가 전화를 걸어와 학기 마칠 때까지만이라도 좀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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