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외국계 보험사 ABL생명이 새주인 찾기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실적이 저조하고 수익성 침체 등 악재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실제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동기(135억원)대비 42.6% 감소했다. 타사가 신국제회계기준(IFRS17) 등의 도입 효과로 순이익이 상승한 것과 달리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실제 삼성생명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3008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145.7% 급증한 이익을 발표했다. 교보생명은 59.4% 늘어난 51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발표했다.
업계를 주름잡는 주요 대형사와의 직접적인 실적 비교는 무리지만, IFRS17 도입으로 이익을 본 타사와 달리 ABL생명은 실적 반등의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017년 안방보험(현 다자보험) 인수 첫해에는 연간 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지난 2018년에는 5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에는 연간 14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20·2021년에는 법인세 비용환급과 부동산 자산매각 효과로 각각 882억원, 52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다시 2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이다.
실제 ABL생명은 알리안츠생명 시절 한때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 돋보이는 성과를 거둔 기록이 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는 2%대로 점유율이 추락하며 침체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ABL생명의 침체 원인을 '리더십 부재'로 꼽았다. 안방보험이 ABL생명을 인수한 이후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사임 등으로 몰락하고 지난 2020년 해체돼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다자보험으로 재편되는 일련의 상황이 계열사인 ABL생명의 침체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안방보험 당시에는 ABL생명을 향한 직접적인 투자나 공격적인 경영 등을 강조하기도 했었지만 다자보험 체제에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며 "침체된 실적 등이 매물로서의 가치를 퇴색시킨 측면이 없잖아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보험사 매물 중에서 ABL생명에 비해 매력적인 매물이 많다는 점도 새주인 찾기에 난항을 빚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보험사 M&A 시장에서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가 더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른 상황이어서다.
실제 생보사는 저출산과 혼인 감소, 고령화 등으로 실적 부진이 예측되는 상황이다. 인수후보군으로 떠오른 잠재적 대상자들도 생보사 매물보다는 손보사 매물을 더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도 ABL생명의 새주인 찾기에 악재로 다가온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보험사 매물을 살펴보면 ABL생명보다 매력적이라고 평가받는 매물들이 등장해 난처한 상황일 것"이라며 "저축성 상품을 운영하는 생보사보다 보장성 상품 비중이 높은 손보사가 IFRS17 상황에서 더 매력적인 매물이 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