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제 3회 원모어 페스티벌’ 참가작인 연극 '문턱 3cm'이 오는 6월 21일 개막한다. 연극 '문턱 3cm'은 고작 3cm의 높이 밖에 안되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방안에서만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유쾌한 방구석 탈출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눈앞의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 긴장의 정도가 초조함을 넘어 무기력감, 좌절감 심하게는 우울증이나 특정 공포증까지 다양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공포증의 일환으로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극 '문턱 3cm'는 바로 이러한 은둔형 외톨이의 이야기이다.
인터넷 방송을 하며 2년째 은둔생활을 하는 크리에이터 명랑한 은둔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더럽고 우울한 삶이 아닌 규칙적이고 깨끗한,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적어도 방안에서는 나만의 세상. 내가 주인공인 세상이니까. 어느날 마음힐러라는 시청자가 방송에 접속하고 그와 채팅을 이어갈수록 과거 속 진실들을 마주하며 방구석 라이프를 선택했던 순간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과거 속 연결되어 있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미처 몰랐던 현실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과거 싱어송라이터였던 명랑한 은둔자는 다시 노래를 시작할수있을까. 문턱을 넘어 방안을 벗어날수있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34세의 고립․은둔 청년 비율이 2021년 기준 5%로 100명당 5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부의 3월 1만 5000가구 대상으로 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 ‘거의 집에만 있다’고 답한 청년을 기준으로 고립․은둔자가 24만 4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은둔형외톨이는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인간관계에 의한 피로감, 취업 및 학업에서 오는 불안감, 개인주의, 소통의 부재 등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하며 방 안에서만 살아가는 사람들을 연극 문턱 공연을 통해 이해하고 편견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은둔자가 세상을 향해 힘차게 걸어 나가는 모습이 어쩌면 스마트폰 안에서 고립되어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탈출기이기도 할 것이다.
연극 '문턱, 3cm'는 예리한 심리묘사로 가슴 찡한 공감과 슬픔을 주지만 마냥 무겁기만 한 극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웃음 포인트와 귀를 즐겁게 해 줄 라이브기타 연주와 음악들이 극의 풍성함을 더한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젠더프리 공연으로 같은 역할과 같은 대사지만 각각 다른 성별로 표현되어 서로 다른 매력들이 짜임새 있는 연출이 더해져 신선한 즐거움과 재미를 전달할것으로 기대된다. 우울, 사회적 실패, 불안정한 애착, 트라우마, 자기효능감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로 오늘도 각자 자신만의 문턱을 넘으며 살아가는 지금 이 사회에 따뜻한 위로와 일침을 가할 것이다.
문턱 3cm는 창작극으로 leo bloom 대본, 김기중 작곡, 김병화 연출, 박민. 김자성, 배우연. 최승언. 신주원. 노수연이 출연한다.
연극 ‘문턱 3cm’은 이달 21일부터 25일까지 평일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2시, 5시에 대학로 플랫폼 74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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