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가성비 전쟁’…결국 디자인·파워트레인서 결판난다

(왼쪽부터)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현대차 코나, KG 모빌리티 티볼리(사진제공=각 제조사)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자동차 시장에 연이어 소형 SUV를 출시한 가운데 판매시작가격을 낮추는 등 가성비를 앞세운 가격경쟁에 한창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안전 장비 등의 옵션을 동일하게 선택할 경우 최근 출시된 소형 SUV 차량가격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각 완성차업체의 가격표를 참고해 소형 SUV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이 포함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코나 2859만원, 트랙스 크로스오버 2745만원으로 두 차량의 가격이 100만원대 차이를 보였다. 티볼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지 않아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제외한 선호 옵션이 포함된 등급의 가격은 2598만원이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으로는 1열 통풍·열선시트, 운전석 전동시트, 전·후방 주차 센서, 반 자율 주행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했다. 또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보유한 모델의 경우 판매량이 많은 주력 파워트레인과 2WD 구동방식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코나의 경우 주력 판매 모델인 1.6 터보 가솔린 모델을 살펴보면 기본등급에서는 1열 통풍시트를 추가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 1열 통풍시트를 선택하려면 기본사양으로 포함된 2759만원의 프리미엄 등급을 선택해야한다. 프리미엄 등급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현대스마트센스’를 선택하면 총 차량가액은 2859만원이 된다.

판매시작가격이 2000만원대로 낮아 주목 받았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비자들의 선호 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가격이 훌쩍 오른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통풍·열선시트, 전·후방 주차 센서 등이 모두 포함된 엑티브 등급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테크놀로지패키지’를 선택하면 2745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코나에 비해 100만원가량 저렴한 가격에도 전동 테일게이트까지 포함돼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부분변경 티볼리는 낮은 등급의 가격이 1800만원대부터 시작되게 책정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호 옵션이 포함된 1.5 터보 V7의 경우 2598만원까지 치솟는다. 이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최고출력이 37마력 낮은 1.6 가솔린 모델의 2244만원 상당의 V3등급을 구입하면 된다.

또한, 티볼리는 과거 모델과 동일하게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이 적용 되지 않는다. 약 100만원 상당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빠진 금액이 2244만원~2598만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3개 차종보다 가성비가 좋은 소형 SUV가 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기아의 셀토스다. 셀토스는 1.6 터보 프레스티지 등급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드라이브와이즈’ 선택 옵션을 선택하면 소비자 선호 옵션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가격은 티볼리와 비슷한 가격대인 2640만원이다.

셀토스의 가성비는 지난 5월 신차 등록 집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가장 많은 등록대수를 기록한 소형 SUV는 기아 셀토스(401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3544대), 현대 코나(2539대) 순으로 높은 등록대수를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소비에서도 소비자들의 스마트 소비가 나타나고 있어 완성차업체들의 낮은 판매시작가격 등의 꼼수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라면서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소형 SUV의 가격대가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에 따라 판매량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