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한국영화의 실적은 최악이다. 팬데믹 기간과 비교해도 썩 나을 것이 없다. 올해 한국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하나도 없었다. 6개월 만에 ‘범죄도시3’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나온 것이다.
‘범죄도시3’는 영화계의 예상대로 엄청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1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곧 ‘천만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영화계는 ‘범죄도시3’의 뜨거운 흥행으로 어려웠던 환경에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이미 앞선 시즌부터 빌드업을 해온 ‘범죄도시3’는 작품을 보지 않으면 일상의 대화에 끼지 못하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대중과 친숙할 뿐 아니라 쉼 없이 휘두르는 복싱 액션이 커다란 쾌감을 주는 것으로 손꼽힌다. 이번 시즌3도 비록 예술성은 떨어지지만, 오락성에서는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관객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는 평이다.
그런 가운데 ‘범죄도시3’의 흥행이 한국영화 인기를 이어가는 데 효과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범죄도시2’가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영화가 예전처럼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팬데믹 전 3,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여름 시장은 약 1,500만 관객 동원에 그치는 등 흥행에 참패했다. 작년에는 ‘탑건: 매버릭’도 흥행에 성공하며 기대감이 높았던 터라 당시 흥행 참패는 충격에 가까웠다.
현재 극장가가 화기를 띠는 건 고무적인 상황이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게 앞을 내다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워낙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일 뿐 아니라, 그동안 잘 쌓아온 서사가 있어 흥행이 가능한 데 반해, 앞으로 나올 대부분의 작품은 모든 게 새롭다는 점에서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7일 “‘범죄도시3’ 흥행이 다음에 개봉할 한국영화 작품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에는 회의적이다”라며 “‘범죄도시’ 시리즈는 별개로 봐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으로부터 애정을 받았고, 오락적인 면에서 니즈가 분명한 작품이다. 또 일상의 대화에 침투할 정도로 관심이 높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도시3’를 보러가면 ‘귀공자’나 마블 ‘스파이더맨: 어 크로스 유니버스’ 예고편이 나온다. 효과가 없진 않겠지만, 바로 이 화력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귀공자’는 취향을 많이 타는 작품이라, 리스크가 크다”며 “한국영화는 조만간 OTT에서 볼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상황이 좋지는 않다. 결국 작품의 퀄리티가 흥행을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함상범 기자 kchsb@hanryutimes.com
Copyright ⓒ 한류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