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일보 최정 기자 |
삼겹살이 서민음식이란 말도 옛말이죠. 둘이서 삼겹살 2인분씩에 밥, 소주까지 하면 7만∼8만원은 거뜬히 나와요."
▲ 출처 :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31)씨는 "월급이나 식대는 안 오르는데 외식비가 너무 뛰었다. 월세와 카드값 내고 밥 가끔 사 먹고 술 한두 번 마시면 통장에 남는 돈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치솟은 먹거리 물가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학생, 직장인, 주부 할 것 없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1인분은 1만원대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기세다. 6일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 식당가에서는 삼겹살 1인분(170∼180g)에 1만9천원을 받는 고깃집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삼겹살(외식)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16.1% 뛰었다.
특히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동월보다 13.1%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14.3%)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라면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10월 11.7%로 오른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 선을 넘었다.
시판 중인 라면 가격은 최근 들어 줄줄이 상승했다. 농심이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데 이어 팔도, 오뚜기는 바로 다음 달 제품 가격을 9.8%, 11.0% 각각 인상했다. 삼양식품도 같은 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라면뿐 아니라 먹거리 전반에 걸쳐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잼 제품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35.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두유(12.0%), 커피(12.0%), 빵(11.5%), 햄버거(10.3%), 김밥(10.1%), 김치(10.1%) 등도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먹거리 물가는 당분간 높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우유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오는 9일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유 가격 협상에 착수한다. 올해는 생산비 상승 등으로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소위원회가 원유 가격을 결정하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당해 8월1일부터 인상분이 반영된다. 다만 이 같은 절차는 이해당사자 간 의견 차이가 발생할 경우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우유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을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이를 주재료로 쓰는 마시는 우유 제품 가격이 상승한다. 지난해의 경우 원유 기본 가격이 ℓ당 49원 인상되자 각 유업체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다.
인근에서 3년째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해온 강모(39)씨는 "재료는 직접 사고 김밥 가격은 본사에서 책정하는데, 재료비가 3년 전보다 2∼3배는 올랐다"며 "남는 게 없어서 결국 본사에서 김밥 가격을 반년 새 3천200원에서 3천800원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많이 팔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요새는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최근 가게를 정리하려고 내놨다"고 했다.
을지로의 한 가게에서 파는 옛날통닭 한 마리는 재작년 말 4천원에서 1년 반 만에 8천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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