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학교 2013’, ‘상속자들’, 영화 ‘친구2’, ‘기술자들’, ‘스물’, ‘마스터’, ‘마스터’까지 2016년까지 김우빈은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다 건강상의 이유로 김우빈은 잠시 작업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그는 비인두암 투병을 마치고 완쾌 소식을 알렸고, 자신을 기다리던 현장으로 곧바로 복귀했다.
지난해 5년 만에 돌아온 김우빈은 영화 ‘외계+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까지 쉼 없이 열일 했다. “일하는 게 행복하다”는 김우빈은 자신이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전히 모든 일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한류타임스가 만났다.
김우빈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에서 전설의 택배기사 ‘5-8’과 난민 ‘사월'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우빈은 사람들에게 산소와 생필품을 배송하며 생존을 책임지는 전설적인 택배기사 ‘5-8’ 역을 연기했다.
모래 사막이 대부분인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김우빈은 누구보다 뛰어난 피지컬, 옳은 일에 앞장서는 곧은 정신, 난민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인물을 맡아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실제로도 만나는 사람마다 김우빈의 인간됨을 칭찬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바. 실제 그의 성격과 비슷하고도 조금은 다른 ‘5-8’의 이야기와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김우빈의 행복론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풀어냈다.
첫 넷플릭스 작품이다.
오픈 첫날 3,000만 시간이 재생됐다는 말을 들었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저는 평소와 똑같이 작업을 했을 뿐인데, 동시에 많은 분들이 한 번에 봐주시는 게 이번엔 눈에 보여서 더 피부에 와닿는 것 같다. 놀랍다. 영화나 드라마는 정말 열심히 하더라도 없어지는 작품이 많다. 이번 작품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호흡해주시고. 한 번에 호흡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택배기사’는 건강을 회복하고 복귀한 뒤 찍은 작품 중 하나다.
복귀하고 ‘외계+인’을 13개월 동안 촬영하고, ‘우리들의 블루스’는 6개월 촬영하고, 끝나자마자 ‘택배기사’에 합류했다. 다행히 ‘택배기사’를 촬영할 때는 회복이 잘 됐었을 때였다. 모든 작품을 만날 때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된다. ‘택배기사’는 액션신이 많다 보니까 몸에 무리가 되지는 않을지에 대해 생각은 했다. 스태프 분들도 제가 힘들까봐 배려를 많이 해줬다. 촬영 환경도 잘 만들어주셨다.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외계+인’에 이어서 ‘택배기사’도 SF다.
작품을 고를 때 장르를 생각하고 고른 적은 없다. 공교롭게 연달아 보여드리게 됐는데, 평소 SF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SF라 선택한 건 아니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흥미로웠고, 조의석 감독님과 작업에 관심 있었다.
후반 CG 작업이 많은데,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외계+인’을 13개월 촬영하면서 하늘도 날고 빔도 쏘고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웃음) 이후에 어떤 촬영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택배기사’를 쉽게 들어갔는데, 해보니 어려웠다.(웃음) 눈으로 보고 하는 것과 상상을 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도 ‘외계+인’이 큰 도움이 됐다. 모래바람은 CG였는데 이런 부분은 CG로 구현을 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촬영을 했다. 세트장이 동떨어져 있어 주변에 다른 건물이 없는 건 힘들었다.
세계관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대기오염과 사막화된 부분이다. 촬영 당시 코로나 시기라 우리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황이었고 아팠다. 어쩌면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 이 작품을 접근할 때도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조의석 감독과 영화 ‘마스터’ 이후 다시 만났다.
감독님에 대해 이상하게 의심 같은 게 없었다. 한 번 큰 작업을 같이 해봤기 때문에 감독님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잘 잡고 자신의 생각대로 진행을 하시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야기가 다를 뿐이지 당연히 잘 해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워낙 말씀도 적으시고 조용하신 분이지만 저와 생각하는 게 비슷하고 통하는 게 있다.
‘5-8’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분석했을까?
제가 신경 쓸 것은 ‘5-8’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였다. 현장에서도 잊지 않으려고 했다. ‘5-8’은 난민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상처를 받았다. 이 세상에 분노하면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인물이다. 그 고통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원작이 있다.
작품을 제안 받고 원작을 봤다.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웹툰과 우리 시리즈는 다른 이야기다. 제 캐릭터가 있지만 이름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제가 생각한 전사도 다르다. 새로운 작품을 대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감독님이 써주신 대본 안에서 힌트를 얻었다.
전사는 어떻게 다르게 설정했을까?
웹툰에는 이름이 창민인가로 나오는데, 제가 설정한 인물은 김정도였다. 태어날 때부터 계급화가 있는 시대고, 난민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부모는 식량을 구하다가 세상을 떠나 혼자 살아남아야 했다. 사람을 잘 대하지만 조금 전까지 동료였던 사람이 한순간에 적이 되는 걸 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감정을 숨기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전사는 평소에도 잘 설정하는 편일까?
생각하는 편이다. 제가 믿어야 보는 사람도 설득할 수가 있다.
벌크업을 했다.
비주얼은 원작과 비슷하고 싶었다. 웹툰 속 인물이 근육질이라 열심히 운동하고 체중을 3kg 증량해서 몸을 만들었다. 의상은 저와 여러 번 같이 일 했던 조상경 실장님이 맡아주셔서 저는 고민할 필요 없이 피팅 하기만 하면 됐다. 직전에 ‘우리들의 블루스’를 찍었는데 그때는 뱃일 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생활 근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5-8’은 체력단련실이 따로 있을 정도로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 조금은 다르게 보이고 싶었다.
극 중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눈빛 연기, 대사 전달이 중요했다.
마음과 기운이 그 감정이면 눈에서도 표현이 될 거라고 믿었다. 특별히 신경을 썼다기보다 감정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보시는 분들과 제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 촬영하면서 제가 하는 게 맞는지 계속 확인을 받았다. 대사 전달은 후시 녹음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생생하게 전달하는 게 더 좋기 때문에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처음 연기할 때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
‘5-8’과 김우빈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은?
비슷한 점을 꼽자면 저도 평소에 ‘모든 사람은 사랑 받을 자격이 있고 행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5-8’은 ‘모두가 잘 살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이 비슷하다. 극명하게 다른 점은 저는 담배를 끊었다는 것이다.(웃음) 그리고 ‘5-8’보다 저는 더 밝고 장난기도 있다.
‘택배기사’는 환경문제나 난민과 같이 현실 문제와 맞닿아 있다. 실제 개인적으로 삶의 변화가 있다면?
부끄럽게도 촬영하는 기간에는 대기오염 이야기가 나오는데도 환경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완성작을 보고나니까 ‘왜 생각을 못했지?’ 싶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바뀔 수 있을지 고민했다. 거창하게 ‘앞으로 환경 운동을 할 거야’라기보다 하루에 한 번 일회용품을 덜 쓰기라고 하려고 한다. 요새 귀찮아서 텀블러를 안 쓰다가 다시 꺼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도 빨대를 쓰고 있다.(웃음)
‘모두가 행복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기존에 하고 있었던 이유는?
주변에 좋은 어른들이 많아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 모두 행복해야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꾸 까먹는다. 저도 자꾸 단점을 찾게 된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모두가 사랑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우빈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너무 많다. 오늘 눈뜨면서도 행복했다. 저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오늘 커튼을 열었는데 해가 쨍쨍 떠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행복했다.
오래 전부터 감사 일기를 쓰는 걸로 알고 있다. 촬영하면서 어떤 것에 감사했을까?
저는 거창한 것 말고 작은 것을 쓰려고 한다. 이번 작품은 액션신이 많다보니까 전혀 안 다치는 건 기대도 하지 않았고, 크게 다치지만 않길 바랐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잘 지나갔다. 그것보다 감사한 건 없다.
복귀 후 쉬지 않고 3작품을 연달아 했다.
저는 일할 때 행복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저는 정말 축복받은 거다. 그래서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마지막 인사 부탁드린다.
바쁘셔도 건강검진 꼭 하시고 영양제도 꼭 드시길 바란다.
사진=넷플릭스
이주희 기자 ljh0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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