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유일한 지역 라이벌인 두 수원 형제가 맞대결을 펼치며, 동반 부진에서 탈출을 꿈꾼다.
수원 삼성과 수원FC는 3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6라운드를 치른다. 현재 수원은 승점 8점으로 리그 최하위인 12위, 수원FC는 승점 15점으로 리그 9위에 있다.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수원 삼성이다. 개막 후 ‘무승의 늪’에 갇혀 있었다. 1라운드 로빈을 도는 동안 11경기 중고작 1승을 거뒀다. 수원을 이끌던 이병근 감독은 성적에 책임을 떠안고 지난 4월 18일 전격 경질당했다. 최성용 코치 대행 체제로 버티던 수원에 5월부터 김병수 감독이 새로 부임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했다.
FA컵 16강전에서 만난 대구를 꺾으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직전 경기 제주전에서 다시 패배했다. 수원은 2승 2무 11패라는 암울한 성적으로 시즌 초부터 좀처럼 리그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팀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로 패배했다. 이대로라면 강등은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형제’이자 ‘라이벌’인 수원FC의 상황도 침울하다. 4승 3무 8패를 기록하며 9위로 내려앉아 있는 데다, 리그 4연패 부진에 빠졌다. 강원과의 11라운드 이후 내리 패배를 겪었다. 특히 제주와의 맞대결에서 5-0이라는 점수로 대패를 당했다.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수원FC 역시 강등권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유의 공격축구 색깔을 잃은 지 오래다. 15경기에서 16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화제성을 보여주며 리그 공동 2위에 올랐던 득점력과는 확연한 차이다. 오랫동안 지적받은 수비 불안 역시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실점이 리그 최다 29점으로, 한 경기당 약 2골씩 내어준 셈이다. 다가오는 6일에는 베테랑 수비수 박주호의 은퇴를 앞두고 있어, 수원F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잦은 부상자 속출이 안타까운 성적으로 작용했다. 루안, 이승우, 라스, 이용 등 부상 탓에 차례로 돌아가며 자리를 비워야 했다. 수원FC는 지난 5월 30일 창단 20주년 기념식을 가졌는데,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지 못한 채 행사를 치러야 했다.
수원은 그래도 공격력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최성용 감독 대행 기간 동안 득점 빈곤에 시달리다가, 김병수 감독이 온 뒤로 점차 골을 올리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5골이 나왔다. 안병준이 제대로 살아난 모습이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침묵하다가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울산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던 이기제의 왼발도 빛을 발하며 공격에 가세하고 있다.
수원FC의 공격 편대 라스와 무릴로는 3경기 침묵 중이지만, 이승우가 전북전에서 14라운드 만에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다. 세 사람의 호흡이 다시금 살아나야 할 시점이다.
김도균 감독은 지난 경기 후 선수단을 향해 "선수들이 프로선수로서 경기력이나 태도나 모두 미흡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지만 선수들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팀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아쉬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맞대결 패배의 복수리를 노리고 있는 수원 삼성과 4연패에서 벗어나 반전을 노리는 수원FC의 맞대결. 수원 더비는 단 한 팀만 웃을 수 있다.
글=‘IF 기자단’ 1기 김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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