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에 합류한 지 10년이 된 ‘최고참’ 이명재가 주전 자리를 되찾고 선두 독주에 한몫 담당하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공수 균형과 왼발 킥이라는 장점으로 높은 팀 기여도를 보여준다. 이명재의 뒷받침으로 후배 설영우, 조현택도 빛을 발하면서 울산의 풀백 진용은 김태환이 빠진 상황에서도 훌륭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 울산에 처음 합류한 이명재는 현역 선수 중 최고참이다. 완전한 원클럽맨은 아니지만 2014년 하반기 일본의 알비렉스니가타로 반시즌 임대, 상주상무(복무 중 김천으로 이동) 군 복무를 제외하면 울산에서만 뛰었다. 이미 여러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적 있는 선수지만 김천 시절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했고, 2021년 전역한 뒤 한층 화려해진 선수단 안에서 붙박이 주전이 되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을 국가대표 김태환이 차지하고, 좌우를 모두 소화하는 설영우가 왼쪽을 맡았다. 이명재는 그런 가운데서도 풀백과 센터백을 번갈아 소화하는 멀티 로테이션 멤버로서 우승에 기여했다.
이번 시즌 이명재는 부상 여파로 제외된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왼쪽 풀백 주전으로 붙박이 출전하고 있다. 이명재가 왼쪽, 설영우가 오른쪽을 맡고 경기 후반 이명재 대신 조현택이 투입되는 식이다. 계기는 김태환의 부상이었지만, 현 풀백 조합이 잘 작동하자 홍명보 감독은 김태환이 회복된 뒤에도 이 조합을 고수했다.
이명재는 공격시 날카로운 킥으로 전방을 지원한다. 이명재의 공격 포인트는 단 1도움이지만 실제 공격에 대한 기여도는 수치 이상이다. 5월 28일 대전하나시티즌과 3-3 무승부를 거둔 경기에서 날카로운 코너킥을 문전으로 연결, 대전 김민덕의 자책골을 유도한 셈이 됐다. 그밖에도 왼발이 기점 역할을 해 골로 연결되는 상황이 종종 나온다. 전문 스트라이커 주민규, 마틴 아담이 있기 때문에 크로스를 직접 문전으로 투입해줄 수 있는 이명재는 가치가 높다.
또한 오른쪽 윙어 엄원상, 풀백 설영우 등이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공격을 주도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이명재는 조금 덜 전진하며 공수 균형을 잡는 역할도 한다. 이명재의 얼리 크로스가 반대쪽까지 흐르면, 설영우가 잡아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도 가끔 볼 수 있다. 주장단 중 한 명인 이명재는 박용우의 부재시 완장을 차기도 한다.
울산의 풀백 조합은 공격포인트 이상의 기여도가 있다. 설영우는 3도움을 기록 중인데 폭발적인 돌파나 크로스 대신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특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유지하고 있다. 왼쪽뿐 아니라 오른쪽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의 장점을 살려가는 모습이다.
조현택은 공격 강화가 필요할 때 홍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교체카드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대전전에서 1-3으로 뒤쳐지자 후반에 마틴 아담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비록 조현택의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울산은 2골을 몰아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K리그1의 U22 선수는 주전으로 자리잡은 소수를 제외하면 선발로 투입됐다가 일찍 빠지는 경우가 많다. 조현택은 반대로 15경기 중 14경기에 교체 출장하며 조커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울산이 막판까지 지고 있던 광주전(2-1 역전승), 1무 1패에 그친 대전과의 두 경기에서 가장 긴 시간을 소화하며 진지한 공격강화 카드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국가대표 김태환이 주전 로테이션에 복귀하면 후반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는데도 문제가 없는 선수층이 확보된다.
K리그 최강팀 풀백진인만큼 각급 대표팀에서도 입지 확대가 기대된다. 이미 설영우는 A대표팀에 선발됐고, 조현택은 U24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고 있다. 이명재는 그동안 대표팀과 거리가 멀었지만 현재 레프트백 자원이 모두 30대라 세대교체 과정에서 선발 가능성은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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