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원 아카이빙] 반짝이는 초록① - 안도 타다오 : 청춘 전시 후기에 이어
[문화매거진=정서원 작가] 전시관은 까치발을 들면 너머를 볼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만들어진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낮은 높이로 인해 경계를 나누는 담이 오히려 공간을 하늘과 가까운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을 걸어가며 녹음과 자연스레 어우러졌고, 내리쬐는 햇볕과 멀리 보이는 산의 전망의 조화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공간의 원형(Primitive shapes of space)’, 2부 ‘풍경의 창조(Landscape genesis)’, 3부 ‘도시에 대한 도전(An urban challenge)’, 4부 ‘역사와의 대화(Dialogues with history)’라는 각각의 테마를 갖고 그에 맞게 전시가 연출되어 있었다.
‘공간의 원형(Primitive shapes of space)’을 테마로 구성한 첫 전시장에는 벽면 가득 원본 드로잉을 비롯해 건축을 위한 도면들이 걸려 있었다. 건축 도면은 건축가의 말이라 이야기하는 안도 타다오가 들리지 않는 메시지를 그간 어떻게 전달하려 해왔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화가가 작품을 진행하기 전 단계인 에스키스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묘한 동질감이 들었고, 다른 한편으론 굉장한 퀄리티의 도면들이 놀라웠다.
2부 ‘풍경의 창조(Landscape genesis)’는 나오시마 공공건축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오시마 섬이 지닌 지형, 역사, 기후 등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고려하며 유기적인 태도로 진척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건축물이 존재하는 것 너머, 유기체처럼 변화하며 섬 안에서 새로운 풍경을 창조해 나가려는 모습이 안도의 건축 철학과의 깊은 관련으로 비춰졌다.
3부와 4부, 각 ‘도시에 대한 도전(An urban challenge)’, ‘역사와의 대화(Dialogues with history)’ 라는 테마에서는 “전통과 현대, 새로운 것과 옛것의 대화와 소통, 자립적 대비는 새로운 생명을 준다”라고 이야기한 안도의 관점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대립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때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비단 건축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부터 신작까지 일관된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본인의 작품 속에서 펼쳐지는 자신의 히스토리는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기능적으로 충실한 건축인지에 관해서는 의문을 자아내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말을 거는 힘이 있는 건물을 짓고 싶다는 안도 타다오는 그러한 건물이 전달하는 감동이 개인들의 삶을 조금은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거라 믿으며 본인의 일을 계속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 그의 눈 속에는 파란 사과가 빛나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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