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5가구 중 3가구 ‘적자’···4년 만에 최대치

▲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빌라촌에 설치된 가스계량기와 전기계량기 사이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분기 소득이 낮은 가구에서 전기, 가스 등 연료비 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지수는 135.49(2020년=100)으로 작년 동기 30.5% 올랐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고물가에 소비지출이 늘면서 올해 1분기 ‘적자가구’가 4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의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전국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은 26.7%로 지난해 1분기 23.5%보다 3.2%p 증가했다.

적자 가구 비율은 소득에서 조세·연금·사회보험료·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중 소득 최하위 계층인 1분위(소득 하위 20%)의 적자 가구 비율은 62.3%로 1년 전(57.2%)보다 5.1%p 증가했다. 이는 전 분기 통틀어 2019년(65.3%)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위의 1분기 적자액은 46만652원으로 전년 대비 47.2%나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그대로인데, 고물가 영향이 이어지면서 소비지출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꼽혔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4.7% 증가했다. 소비는 11.5%로 늘었고, 실질 소비지출도 6.4% 상승했다.
  
반면 1분위 1분기 월평균 소득은 107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지만, 실질소득 기준으로는 월 소득은 오히려 1.5% 줄었다.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실질 근로소득이 전년보다 6.0% 감소하면서이다.
 
여기에 월평균 소비지출은 13.7% 증가했으며, 실질 소비지출 기준으로도 8.6% 늘었다. 주로 주거·수도·광열(23.1%), 식료품·비주류 음료(19.0%), 보건(13.9%) 등 필수 지출 위주로 비중이 컸다.

한편,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저소득층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나면서 소득 양극화가 악화됐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5만8000원으로 1.3% 올랐지만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86만9000원으로 4.7%나 뛰었다.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45배로 1년 전보다 0.25배포인트(p) 증가했다. 이는 국민 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며, 수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소득격차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