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다음달 9일 태영호 의원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후보 등록 공고일인 오늘(26일)까지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일각에서는 ‘윤심’을 얻은 인물이 추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하고 선거관리위원장에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선임했다. 최고위원 후보 등록은 29~30일 양일간 이뤄진다. 자격심사를 거친 후보자가 5명 이상이면 31일과 다음달 1일 양일간 책임당원 여론조사 방식으로 컷오프(예비경선)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6월 9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ARS와 결합한 온라인 방식으로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현재까지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물은 없는 상황이다. 앞선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에 총 18명이 후보 등록을 해 서류심사에 예비심사까지 거치며 후보를 추려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중견기업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9~30일이 등록일인데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분이 없다"며 "인위적으로 누가 된다 안된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원의 뜻을 잘 받들 수 있는 분이 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최고위원 후보로는 당내 유일한 호남권 재선의원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과 TK 지역 재선인 김석기(경북 경주)·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전당대회 유권자 수가 80만명이 넘지 않았나. 지금도 80만명이 넘는 책임당원이 있다. (최고위원은) 당원의 뜻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원 추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기가 북한도 아닌데 정리해서 추대할 수 있겠나"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후보군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경선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에 오를 만한 후보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에 입성하는 것 보다 조용히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강해 보인다.
최고위원이 되면 인지도 상승 면에서는 득이 될 수 있지만 김재원 최고위원이나 태 의원처럼 말 한 마디에 향후 정치 인생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난국에 처한 당을 위해 내가 헌신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손들고 나설 생각은 없다”며 “굉장히 벅찬 자리고, 감당할 수 있을지 여러 생각이 들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심 추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여러 형태로 입김을 넣은 것을 봐 온 만큼 괜히 나서서 미운 털이 박힐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비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26일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지난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 등 중진 정치인들이 대통령실과 윤핵관의 보이지 않는 개입에 주저앉는 모습을 수차례 봐왔다”며, “이번에는 미리 점지한 최고위원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 알 수 없는 ‘윤심’, 비대위 전환 가능성에 최고위 출마 주저
여기에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뒤엎고 비대위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수진영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4월 2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집권당의 최고위가 최고지도부인데 저렇게 구성해서 어떻게 당을 끌고 갈 것이며, 어떻게 행정부를 견인하나. 나는 문제 생기겠다고 판단했다”며 비대위 가능성을 전망했다.
만일, 비대위가 현실화 될 경우 6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최고위원을 하다 지도부에서 사퇴를 해야 하는 것. 이는 누구에게나 ‘정치적 손해’라는 분석이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KBC와 인터뷰에서 “지난 최고위가 비대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최고위원분들이 사퇴를 하는 것을 봤는데 그 과정에서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하냐 마냐에 대한 결정은 대통령실의 의중이 어디 있느냐에 대한 거였던 걸로 기억이 된다”며, “이번 최고위도 김기현 대표 체제가 잘 유지되게끔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지만 결과적으로 대통령실에서 만약에 비대위로 간다는 결정이 선다면 최고위원들이 또다시 사퇴를 하고 비대위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최고위원 한 석이 그렇게 크게 형식적으로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선을 치르지 않고 ‘윤심 후보’를 추대한다면 친윤계가 당을 완전히 장악한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윤심 후보가 만약의 경우 중앙위원회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다면 그 후폭풍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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