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는 6년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2023.05.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기존과 같은 3.5% 수준을 유지하게 된 가운데 최종금리 수준을 3.75%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내 최종금리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금통위원 6명(이창용 총재 제외) 모두가 최종금리 수준을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3.75%까지 도달할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었다"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는 가장 먼저 근원물가 등 아직 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소비자물가 둔화 움직임이 꼽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7%,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4.0%로 집계됐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우리(한은) 예상대로 둔화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이를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금통위원들이 공감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의 불확실성 역시 최종금리 가능성을 높여 잡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이 앞으로 정책금리 인상을 중단할 지 혹은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인지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통위의 이같은 최종금리 관련 시각은 한 달 전 금통위보다도 매파적 색채가 짙어진 측면이 있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하고 당시 회의에 참석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은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멈춰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서다. 나머지 1명 만이 최종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제시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이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300bp(1bp=0.01%포인트) 올린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리는 대신 물가 등 경제에 주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당장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달성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 연준이 어떻게 정책금리 결정을 하는지 여부와 그 영향을 지켜본 뒤에 (통화정책 전환을)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라며 "연준을 기계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이 아니라 연준 결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자본 흐름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한 자칫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금융불안정을 촉발하는 등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하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들어 금융안정성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금리를 너무 조급하게 내릴 경우 불안정을 재촉발할 위험은 없는지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한 뒤에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특히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하기 전까진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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